■ 이완주 박사의 농사에 대한 오해와 진실(19)

식물의 필수원소는 14가지
화학비료는 8가지뿐…
나머지는 흙에서 취한다

유기농산물이 좋다고는 하는데 왜 좋은지, 속 시원하게 대답해 주는 사람이 없다. 그래서 생산자는 생산자대로, 소비자는 소비자대로 답답하기만 하다.

우리는 화학비료를 주면 위험하고 유기농산물은 안전하기 때문에, 유기농은 자연을 보존하기 때문에, 유기농산물은 영양가가 풍부하기 때문에 그럴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하는 것이 고작이다.

그러나 이런 우리의 추측 중에는 맞는 것도 있지만 편견이거나 오해가 대부분이다. 무엇보다도 화학비료는 위험하다는 생각은 오해다. 화학비료가 지구상에 나타난 것은 1843년 영국에서 과린산석회를 만든 이후. 1913년 독일에서 공중질소를 고정하기 시작해서 세계는 질소비료를 대량으로 만들었다. 화학비료를 쓴지는 100년이 넘어서 지구상에 있는 논밭치고 화학비료가 안 들어간 곳은, 어제 오늘 개간한 논밭을 빼놓는다면 한 곳도 없다. 때문에 현재 우리가 먹고 있는 유기농산물이라는 것도 알고 보면 화학비료가 전혀 안 들어간 것은 없다. 유기농산물에도 흙에 축적된 화학비료 성분이 섞여 있다. 그러니까 유기농산물이 안전하다면 화학비료 농산물도 안전할 수밖에 없다.

화학비료는 자연을 파괴하고 퇴비와 같은 유기질비료는 자연을 보존한다고? 그것도 오해다. 과거 우리 할아버지들이 농사짓던 때 소는 풀과 볏짚을 먹였다. 그때 소두엄 1톤에 질소-인산-칼리가 각각 1kg씩 들어 있었다. 사료를 먹이는 요즘은 어떨까? 각각 7kg씩 들어 있다. 닭똥에는 18-32-16kg이나 들어 있다. 가축분뇨 걸은 정도는 고농도 복합비료 수준이다. 그래서 상수원보호지역에 축사를 못 짓게 하는 것이다. 과거에 가축분뇨는 안전한 친환경비료였으나, 오늘날은 환경을 파괴하고 농사를 망치게 하는 경우도 있다.

유기농산물이 영양가가 풍부하다는 말은 맞다. 작물은 14가지의 필수원소가 있어야 완전한 생을 마칠 수 있다. 그러나 농부가 비료로 주는 성분은 질소를 비롯해서 8가지(질소-인산-칼륨-칼슘-마그네슘-황-염소-붕소)에 그친다. 그 외 6가지(철-아연-구리-망간-니켈-몰리브덴)의 미량원소는 흙에서 제가 알아서 먹으라고 한다. 지난 50여 년 동안 우리는 퇴비를 외면한 채 화학비료로 8가지만 주고 농사를 지어왔다. 때문에 화학비료만 주면 미량원소는 부족하기 쉽다.

한편 인간에게는 필수성분이 22가지나 된다. 식물의 필수원소 14가지를 포함해서 크롬-코발트-불소-요오드-셀레늄-규소-주석-바나듐(Cr, Co, F, I, Se, Si, Sn, V)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런 성분이 인체에 필요하다는 것을 아는 농부는 많지 않다. 때문에 그런 성분이 들어 있는 비료가 있는지도 잘 몰라 신경을 써서 시비하는 농부도 흔치 않다. 그래서 답답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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