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주 박사의 농사에 대한 오해와 진실②

▲ 산도가 7.0인 오이 밭. 방귀귀신(질소가스)이 나와서 잎은 안으로 말리고, 끝은 가를 따라 누런색으로 변했다.

작물·농사꾼 망가뜨리는
방귀귀신은 질소가 원인
산도 맞춰서 퇴치해야

흙에서 올라오는 방귀귀신, 즉 질소 가스는 무섭다. 냄새도 없고 보이지도 않는 이 귀신은 하우스에서 열심히 작업을 하는 주인 내외의 코로 들어간다. 주인은 병원으로 개근하지만 좀처럼 낫지 않는다. 의사가 원인을 잘 모르는 데다 매일 반복해서 맡으니 나을 리가 없다. 몸도 아프고 농사는 죽어간다.
방귀귀신을 잡는 것은 쉽지 않다. 다만 흙의 산도(pH)를 맞춰주면 된다. 농업기술센터에서 흙을 분석해서 산도가 6~7이면 안심해도 된다. 귀신은 5.5이하이거나 7.5이상에서 나오지만, 6이하나 7이상에서는 일단 의심해 보아야 한다.

경기도 오산의 한 농가는 산도가 7.0이었는데도 방귀귀신이 나와서 잎을 망가뜨린 것을 보았다. 방귀귀신이 나온 곳의 오이 잎은 국자처럼 안으로 말리고, 잎 끝은 가를 따라 누런색으로 변하고 잎 군데군데가 말라죽는다. 농약을 쳐도 헛일이다.
산도가 산성이면 석회를 직접 뿌려주거나 석회를 물에 녹인 맑은 물(석회포화액)을 관수할 때 섞어주면 비교적 간단하다. 그러나 알칼리로 기울어져 있으면 좀 복잡하다.

산도가 알칼리이면 비료기가 지나치게 많기 때문이다. 1천~1만 배 희석한 질산이나 인산을 주어서 산도를 나추거나, 잘 발효된 퇴비를 물에 우린 ‘퇴비차’를 관수해 주는 방법도 있다. 또는 킬레이트제인 DTPA(Diethylenetriamine pentaacetic acid)를 써 보는 것도 좋다. DTPA는 과잉의 비료를 까불지 못하게 가둬두었다 서서히 내주기 때문에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끊임없이 농사 공부를 해고, 비료를 많이 주는 습관을 버리면 농사도 살고 건강도 지킬 수 있다.

▲석회포화액 제조법= 100ℓ들이 통에 물 50ℓ와 석회 20㎏을 넣고 잘 젓는다. 하루 녹이면 석회포화액이 된다. 10번 쯤 반복해서 녹인다. 이것을 10배로 희석해서 관주한다. 오이, 고추, 토마토 석회결핍증에 매우 효과적이다.

▲퇴비액 제조법
100ℓ들이 통에 물 50ℓ와 20㎏의 완숙퇴비를 넣고 수시로 저어 하루를 우린다. 5번 반복해서 우려서 맑은 물을 쓴다. 염류장해를 가볍게 해준다. 추비가 필요하면 요소 400g 정도 녹여준다. 우리고 남은 퇴비는 흙에 뿌려준다. 꾸준히 퇴비액을 주면 미량요소 공급도 되고 수량이 안정적으로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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