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희의 꽃으로 본 한국문화(80)

▲ 군자절개의 상징 매화꽃

매화는 엄동설한의 언 땅 위에 고운 꽃을 피워 맑은 향기를 뿜어낸다.
매화는 창연한 고전미가 있고 가장 동양적인 인상을 주기에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다. 특히 추위를 이기고 꽃을 피워 불의에 굴하지 않는 선비정신의 표상으로 삼아 선조들은 매화를 정원에 심었다.
매화가 상징하는 의미는 다양하다. 다 썩은 듯한 고목에서도 봄이 가까우면 어김없이 꽃을 피워 은근하고 부드러운 미소로 봄의 등불을 켜준다.
당나라 백낙천의 ‘춘풍(春風)’이란 시는 이 춘서를 읊은 것이다.
매화는 봄의 선구자로 희망, 회춘, 선비정신, 군자절개를 상징하기도 한다.
봄의 문턱에서 꽃을 피움으로 사람에게 삶의 의욕과 희망을 가져다 주는 생명력을 가진다. 또한 눈보라 속에 고고하게 피어나는 순수와 결백의 얼이 비친다. 강인하고도 고결한 기품과 선비정신을 느끼게 한다.
매화는 그 청초한 자태와 향기로 인해 아름다운 여인에 비유되었다.
‘옥 같은 살결엔 아직 맑은 향기 있어/ 약을 훔쳤던 달 속의 미녀 항아의 전신인가’
매화는 겨울눈이 쌓이고 차가운 달밤이 잘 어울린다.
‘창 아래엔 매화나무가 몇 가지 뻗어있고/ 창 앞에는 둥근달이 둥실 떠 있네/ 맑은 달빛이 빈 사립문에 흘러드니/ 남은 꽃이 계속해서 피어나는 듯’ -박제가, <매락월영>
문인들은 유달리 황혼이 지난 뒤 어스름달에 비치는 매화를 가장 좋아 했던 것 같다.

꽃으로 본 한국문화는 80회로 연재를 마감합니다. 그간 애독해 주신 독자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