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희의 꽃으로 본 한국문화(72)

▲ 청순한 마음의 ‘연꽃’

자연의 꽃은 아름답지만 생명이 짧다. 생명이 짧은 자연의 꽃을 오래 갈 수 있도록 인공의 꽃을 만들어 사용한 것이 가화(假花)다.
지금이야 사계절 꽃을 볼 수 있었지만 옛날에는 엄동설한에는 꽃 한그루도 구경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성스러운 식전에 최대한의 공경을 표시하기 위해 꽃 장식은 필수적이라 조화를 만들어 사용했다.
가화는 크고 작은 것을 만들 수 있고 다양한 색깔과 많은 종류의 꽃을 만들 수 있는 장점도 있었다. 특히 무속에서는 가화를 생화보다 신성시했다. 그것은 가화는 시들지 않는 사랑의 희구를 상징하기도 했으며 의식이 끝나면 식전에 바쳐진 가화들이 소각되어 저승으로 산화(散花)되어 감으로 인간의 염원이 전달되는 것으로 믿었다.
가화는 왕실, 불가, 무속, 민가에서 장식용으로 널리 사용되었다. 불가(佛家)나 무속에서 주로 사용되는 꽃은 연꽃이 주류를 이룬다.
무속에서 사용되는 꽃 이름도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에 가장 특이한 꽃이 ‘살제비꽃’이다. 이것은 칠공주 설화에 나오는 주인공 바리데기가 죽은 사람을 살린 꽃이라 해서 일명 바리데기꽃이라 한다. 이 상상의 꽃은 금잔화꽃이 떨기로 송이를 이룬 것으로 꽃잎이 80개나 되고 반경이 30cm정도나 된다고 한다.
자연을 숭배했던 우리민족은 꽃을 신성시했으며 민가에서도 길흉사간에 가화를 사용했다. 혼례상에 종이꽃을 사용하였고 특히 농악놀이에 고깔에 다는 꽃은 종이를 놋젓가락으로 말아서 팔괘(八卦)를 내고 서른다섯 개의 꽃봉오리를 만든다. 고깔의 꽃은 담배꽃, 모란, 함박꽃, 백일홍 등이며 가화의 종류와 색깔 등은 지방에 따라 다소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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