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희의 꽃으로 본 한국문화(68)

▲ 사랑가득담은 ‘장미 꽃바구니’

꽃꽂이란 화초나 나뭇가지를 그릇에 꽂아 인간의 영감과 조형 능력으로 제2의 자연미를 창작 표현하는 기법이다.
이런 창조를 통해 인간생활을 풍부하게 하고 마음의 여유를 갖게 할 것이다.
꽃꽂이는 인류의 시작과 함께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옛사람은 자연 속에서 신이 강림한다고 믿었고 이 자연의 숭배심은 수목 숭배사상으로 이어진다. 수목은 자연과 신, 그리고 인간 사이를 이어주는 화신(化身)으로 여겼다.
식물을 매개로 신을 부르고 점차 신을 부르는 것이 식물에서 아름다운 꽃으로 바뀌었다.
우리조상들은 꽃꽂이를 삽화(揷花) 혹은 병화(甁花)라고 하였다.
전통적인 꽃꽂이는 불전·신전 등 의식에서 헌화하는 꽃이나 생활공간 장식이나 꽃을 통한 미의 창조로 화훼가 발전해 왔다.
문헌에 남아있는 꽃꽂이에 관한 기록을 보면 삼국사기와 고구려 고분벽화에도 그 흔적이 남아 있다.
고려시대는 고려사, 고려사절요에 꽃꽂이에 대한 구체적 기록이 남아있다.
‘짙은 향기 이슬에 젖고 수반에 꽃이 가득한데/ 꽃가지와 미인 얼굴 서로 교태를 다투네’ -이규보, <동국이상국전집>
꽃과 미인의 모습을 묘사한 시로 당시에 이미 꽃꽂이가 있었음을 보여준다.
조선시대에는 꽃꽂이가 획기적으로 발전하였고 일반민가에서도 널리 이루어졌었다.
‘신랑방을 꾸미자/ 신부방을 꾸미자
파랑꽃은 신랑방에/ 빨강꽃은 신부방에/ 물병에다 꽂아놓고……’ 봄철에 어린이들이 들에서 풀을 뜯어 각시를 만들어 노는 놀이에서 부르는 민요의 한 구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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