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희의 꽃으로 본 한국문화(53)
문학작품에는 여인의 아름다움과 여인의 일생을 꽃이 피고 지는 과정을 빌어 표현하였다. 시조, 가사, 고소설 등에 나타난 미인상을 보면 비슷한 유형의 미인을 표현하고 있다.
‘가을밤 밝은 달에 반만 피온 연(蓮)꽃인 듯/ 동풍세우(東風細雨)에 조는 해당화 인 듯/ 아마도 절대화용(絶代花容)은 너뿐인가 하노라’ -이정보
임의 아름다운 모습이 마치 가을의 밝은 달밤에 반 정도 피어있는 연꽃과 같다고 한다. 그것은 마치 신비에 싸인 은은하고 고귀한 미인의 모습이라고 할까. 또 봄바람속의 가랑비에 젖어 조는 듯이 고개를 숙이고 있는 해당화의 모습은 수심에 겨운 애련한 자색(紫色)으로서 모두 한국적 미인의 전형을 나타내고 있다.
‘부용화가 피었는데 새달이 어리는 듯/ 오색운(五色雲) 깊은 곳에 일선녀 내려온 듯/서시(西施)가 고쳐오며 태진(太眞)이 다시 난가’ -작가미상<사미인곡>중에서
위 가사는 미인을 중국의 서시(西施)나 양귀비(楊貴妃)에 비유하면서 부용화가 달빛에 어리는 듯 한 모습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야월삼경 돋은 달에 반쯤 비춘 홍도화라./ 삼월동풍 해당화가 비에 젖은 태도로다./ 만당추수 백부용이 가을비에 젖은 듯이……/ 향기로운 그 바탕은 가는 비가 방울져서 회심중에 아롱졌네.’
1918년 발행된 <조선미인도감>에는 당시 서울의 권번(券番)에 소속되어 있던 기생들의 인적사항을 기록하고 기생 개개인의 미모를 꽃으로 묘사한 내용이 흥미롭다.
농촌여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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