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음성 ‘수정산농원’ 남궁영자 대표
직접 재배한 콩으로 만든 메주…황토방에서 자연건조
된장·고추장으로 만든 ‘장아찌’, 인기반찬으로 주문 쇄도
충북 음성군 평곡리의 야트막한 산자락에 자리하고 있는 ‘수정산농원’. 250여개의 장독대가 즐비한 이곳에는 전통방식 그대로 옛 장맛을 이어가는 아낙네가 있다.
1998년 서울에서 이곳으로 귀농한 남궁영자(61)씨는 으레 그렇듯 처음부터 전통 장을 업으로 삼은 건 아니다. 30년간 건설업에 종사한 남편 강혁희(62)씨의 퇴직 즈음에 귀농을 결심, 시어머니와 함께 농촌에 터를 잡은 그녀는 조그마한 밭에서 콩 농사를 처음 시작했다.
“주변 농가의 도움으로 콩을 심을 수 있었죠. 농사의 농자도 모르는 도시주부가 농사를 짓는다고 하니 이웃들이 많이 도움을 주셨어요. 그때 재배한 콩으로 장을 담가 친척에게 주고 이웃들에게 나눠주면서부터 장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 같아요.”
“된장의 주원료인 콩은 직접 농사지은 것과 이웃에서 1모작으로 생산한 것을 주로 사용하는데 그 비율이 반반 정도에요. 콩은 가마솥에서 삶아 황토방에서 말리고 띄웁니다. 건조기에서 말리니 갈라지고 영 옛 장맛이 안 나요.”
메주를 만들어 겨우내 황토방에서 말리고 띄운 뒤 음력 정월이 되면 장을 담그는데 이때 소금은 2~3년 간수를 뺀 신안산 천일염을 사용하고 있다. 장을 담근 후 40여일이 지난 후 장 가르기를 하는데 이때 된장에는 메주가루와 간장으로 간을 한다. 장을 담은 옹기들은 제조일과 원재료 생산자를 표기한 태그를 달아 관리한다.
수정산농원은 된장만큼이나 청국장도 인기가 많은데 황토방 내부에 청국장만 띄우는 공간을 별도로 둘 정도다. 최근에는 장류 외에 깻잎장아찌와 고추부각 등 반찬도 판매하고 있다.
“도시소비자들이 직접 이곳에 와 장을 담아가고 식사를 하고 가는데 그때 반찬으로 제공한 음식들을 드셔보시곤 판매하라고 성화에요. 그래서 장아찌도 함께 판매하기 시작했죠. 어떤 음식이건 좋은 재료와 정성이 깃들어야 맛이 좋은 것 같아요.”
남궁영자 대표는 장 사업과 더불어 반찬사업도 앞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그리고 옛 전통방식 그대로 장을 담가 사라져가는 전통고유의 장맛을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한다.
김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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