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여왕 김연아

 

“너희도 세계 최고의 아름다운 피겨선수가 될 수 있어~”

새색시 저고리 같은 연두빛 봄이 한창이던 5월의 첫 일요일, 세계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가 과천 빙상장에 모습을 보였다. 김 선수가 일곱 살 때 하얀색 스케이트화를 처음 신은 곳이고, 수백 번 아니 수천 번 엉덩방아를 찧어가며 눈물과 땀을 흘리며 스케이트를 배운 장소다. 김연아 선수는 밴쿠버 동계올림픽 영광의 금메달을 안고 다시 추억의 장소인 과천 빙상장을 찾아 제2의 새로운 김연아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꿈과 사랑을 심어주며 즐거운 시간을 함께 했다. 올림픽이 끝난 지 이제 두 달 남짓, 김연아 선수가 어떤 계획과 목표를 세우고 있을까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너희도 나처럼 될 수 있어
두툼한 검은색 점퍼 차림에 찰랑이는 긴 머리를 질끈 묶은 모습으로 김연아 선수는 과천 빙상장을 찾았다. 빙상장 안은 가만히 있으면 곧 발이 시리고 몸이 오싹해지는 영하 3도의 온도로 생각보다 춥지만 김연아 선수가 나타나자 금세 뜨거워졌다. 이곳은 그녀가 어린 시절 피겨여왕의 꿈을 간직하고 스케이트를 지치던 곳, 이제 김연아 선수는 세계의 피겨 여왕이 되어 위풍당당하게 어린시절 피겨여왕의 꿈을 키운 그곳을 다시 찾았다.
어린 후배들은 우상인 김연아 선수가 나타나자 부러움의 눈길과 환호를 보냈고, 김 선수는 환한 웃음으로 답례했다. 빙상장 위에 걸린 ‘과천 빙상장에서 배출한 김연아 선수’라는 커다란 현수막을 쳐다보며 빙긋 웃음도 지어보였다. 감회가 새로운 듯 이렇게 말했다.
“토론토에 오래 있어서 어린 후배들을 자주 만날 기회가 없었는데 동생들을 좀 더 자주 볼 기회를 만들어야겠어요.”

후진 양성에 경기도와 힘 보태기로
이날 김연아 선수는 경기도와 함께 스케이트 선수 양성에 함께 힘을 보태기로 협약식을 맺었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최연소로 출전했던 곽민정 선수를 비롯해 김혜진, 김민석, 이동원 등 남녀 싱글 주니어 선수 등 11명의 피겨꿈나무를 육성하기 위한 지원 협약을 체결한 것. 김 선수는 지난 2006년 경기도 홍보대사에 위촉됐으며, 김 선수의 어머니 박미희 씨는 세계적 피겨여왕을 키운 공로로 지난해 경기도 여성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경기도는 김연아 선수 측과 협의해 국내 피겨 꿈나무 육성 대상자를 선정, 선정된 대상자에 대한 장학금 지원과 과천 빙상장 사용, 시설물 이용 등을 후원한다.
“후배들이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도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 선수는 경기도 김문수 도지사와 함께 어린 후배들에게 “세계 최고 아름다운 피겨선수”라는 밴드를 후배들의 발목에 일일이 매어주었고, 또 김연아 선수는 피겨 꿈나무들의 1일 선생님이 돼 스케이트를 가르치며 즐거운 모습을 보였다.
코치로서 후배들 지도에 나선 김 선수는 밝은 표정과 웃음으로 후배들의 동작 하나까지 살피는 세심함도 보였다. 지도를 마친 김 선수에게 레슨 소감을 물었다.
“후배들과 함께 한 첫 시간으로 부족한 점이 많은 것 같아 아쉬웠어요. 오늘 가르쳐 준 부분들을 잊지 않고 후배들이 기억하길 바라고, 앞으로 이런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얘들아! 이렇게 따라해봐!” 김연아 선수는 연신 웃음을 보이며 후배들을 지도했다.>

 

김연아 선수 신상에 변화 생겨
밴쿠버 올림픽 프리 스케이팅을 마치고 김연아 선수가 자신감 있게 두 손을 번쩍 들었을 때 국민 모두는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고 그 예쁜 두 눈에서 끝내 눈물을 보였을 때 국민들도 울컥 눈물샘이 터질 만큼 감동을 받았다. 김연아 선수가 모든 것을 다 이룬 뒤의 성취감을 눈물로 표현했을 때, 국민 모두는 함께 기뻤고 그녀의 눈물을 여러 의미로 해석했다.
“이제 피겨스케이트 선수로 이루고 싶은 것을 다 이루었어요.”
올림픽 후의 향후 계획에 대해 김연아 선수는 이렇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며 답변을 미뤘고 아직까지 진로에 대한 고민은 계속 되고 있는 듯하다.
최근 김연아 선수의 신상에 변화가 있었다. 소속사를 옮긴 것, 아니 직접 새로운 둥지를 만들었다. 어머니 박미희 씨가 대표이사 겸 주주로 참여하고 김 선수 자신도 주주로 참여한 (주)올댓스포츠를 설립했는데 올댓스포츠는 김 선수의 향후 활동과 관련한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면서 그녀가 출연하는 아이스쇼 개최, 스포츠 꿈나무 육성 등으로 사업 범위를 넓혀 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경기도와 김연아 선수는 제2의 김연아 양성에 서로 힘을 보태기로 협약식을 가졌다.>

 

타임지 선정, 세계에서 영향력 있는 100인
김연아 선수의 위상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타임지 선정, ‘세계에서 영향력 있는 100인’에 오를 정도로 세계적인 피겨선수이자 스타로 성장했다. 김연아 선수는 ‘영웅’분야에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에 이어 2위 인물로 선정되었는데 최연소 영웅이다.
김 선수는 지난 4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100인’ 기념행사 참석해 이렇게 말했다.
“저는 아직 어리고, 피겨스케이팅뿐 아니라 다른 분야 운동선수도 많은데 이렇게 뽑아줘서 정말 감사합니다. 전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게 돼 영광입니다. 피겨선수로서 최고의 자리까지 가봤고 성공했기 때문에 다른 길을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전혀 계획이 없습니다.”
김 선수는 많은 이의 관심사인 향후 진로에 대해서도 이렇게 밝혔다.
“지금 당장 결정해야 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천천히 생각하면서 옳은 길로 갈 수 있도록 하려고 합니다.”
어린 나이에 각고의 노력으로 스케이트 선수로서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른 김연아 선수는 이제 스무 살이다.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이룰 수 있는 나이다. 하고 싶은 것도 해야 할 것도 참 많은 푸른 나이다.  김연아 선수가 어떤 결정을 하든지 온 국민은 아름다운 그녀에게 한없는 애정과 성원을 보낼 것이 틀림없다. 그래서 김연아 선수는 국민을 향해 말한다.
“결과와 상관없이 늘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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