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 지킴이 정봉남 연구사

 

바이로이드병 신속진단으로 무병묘 보급

'국화왜화바이로이드병' 은 국화 농가에겐 큰 골칫거리다. 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뽑아서 태워버려야 한다. 그래서 애초부터 병에 걸리지 않은 국화묘를 보급해 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신속히 병을 진단해 내는 능력을 갖추는 일은 필수. 
국화를 괴롭히는 병에 관한 연구로는 국내 최고의 전문가인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의 정봉남 박사(47)가 최근 어려운 국화바이로이드병 진단을 신속히 해 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그의 연구실을 ‘노크’하고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국화왜화바이로드병'은 무엇이고 농가에 주는 피해는?
-바이러스 보다도 작은 핵산군의 형태로 존재하는 병원체가 바이로이드다. 국화가 바이로이드로 인한 병에 걸리면 키, 꽃, 잎이 30~50% 작아진다. 1997년 ‘춘광’이라는 국화품종에 한해 발견됐는데 이젠 전 품종에 걸쳐 발견되고 있다. 신속한 진단과 소각처리가 중요하다. 

바이로이드란 말이 생소하게 들리는데…
-바이로이드는 일반적인 병원체인 세균이나 곰팡이 보다 훨씬 작은 단위의 병원체다. 바이러스 보다도 작고 핵산단위로 존재하기 때문에 신속한 진단이 쉽지 않다. 또한 우량 무병묘(無病苗)의 공급이 국화 농가의 매출과 직결되는 만큼 국화묘 보급을 책임진 전국의 담당자들이 이 병을 정밀 진단하는 능력을 갖추는 일도 필요하다

농가에서 쉽게 진단할 수 있는 진단키트 같은 것은 만들기 어렵나?
-미생물이나 세균 보다도 훨씬 작은 병원체가 바이러스다. 바이러스는 일정 형태를 갖고 있고 전자현미경으로 식별이 가능하지만 '바이로이드'는 핵산 상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일정 형태가 없다. 그래서 특별한 정밀진단 기술이 필요한 것이다.

그렇다면 병이 발생한 이후 방제 방법은?
-이 병에 일단 걸린 국화는 무조건 뽑아서 불태워야 한다. 국화를 삽수하거나 곁순을 떼어낼 때 감염된 국화의 즙액이 전염원이다. 또한 바이로이드에 감염된 국화를 교배해 얻은 종자를 재배할 경우에도 전염확률이 93%나 된다. 농가에서는 전정가위를 소독해서 사용하고 병든 국화를 만진 손을 소독하는 일이 필요하다. 국화를 자를 때 부러뜨려서 꺽는 방법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이번에 신속한 진단기술을 발표했는데 의미와 기대효과는?
-그동안 유전자진단법을 이용해 28시간 걸려 진단하던 것을 핵산추출방법을 개선, 시간을 8시간으로 단축시켰다. 이 기술을 전국의 국화보급담당자들에게 교육함으로써 애초부터 병에 걸리지 않은 건전한 국화묘를 보급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앞으로 계획은?
-이번에 개발된 진단기술로 주산지 국화를 집중관리하고 앞으로 국내 육성되는 모든 국화의 바이러스와 바이로이드를 완전히 제거한 우량 무병묘(無病苗) 10여 품종을 올해 9월 하순부터 보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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