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치를 다듬어 내장을 빼고 바다 바람에 말린 과메기는 생꽁치를 조려 먹거나 구워먹는 맛과 다른 묘미가 있다.
며칠전 친지로부터 과메기를 선물 받았다. 이 선물에 과메기만 들어있는게 아니라 고추장과 김이 함께 들어 있었다. 함게 싸먹으라고 넣어준 일종의 인스턴트 즉 즉석식품이다.
요사이 시중에 이와같은 융복합의 인스턴트 식품이 범람한다. 혼자사는 사람이나 직장일로 집안일을 하기 힘든 주부들을 위해 물만 넣어 끓일수 있는 즉석 해물매운탕이 나온지는 이미 오래이다.
이런 즉석식품의 범람은 비록 번거롭지만, 각종 재료를 구해 내 입맛과 내 개성에 맞게 고추장을 더 풀거나 덜 풀고 양념을 조절하는 과정의 재미를 빼앗고 있다.
이런 인스턴트 시대에 돌입된 뒤 우리 생활은 빨라지고 편하고 쉬워졌다. 그러나 과정의 관찰과 원리를 터득할 기회를 생략하는 바람에 만드는 재미와 솜씨를 키울 기회를 놓치게 된다.
이런 인스턴트 시대를 맞아 빠른 결과 얻는 것에 치중하다보면 또다른 생활병폐가 생길 듯 하여 걱정이다.
빠른 성과를 얻기에 급급한 나머지 요즈음 학생들은 평소 책도 읽지 않다가 2~3주간의 속성학습으로 논술 잘 쓰려고 많은 돈을 내고 논술학습 받는 병폐 저지르고 있다.
과정과 절차를 무시하고 심지어는 절차까지 왜곡할 경우 이에 따른 성과 또는 결과는 언젠가는 무너지게 마련이다. 돌탑을 쌓을 때 돌 한 개도, 제대로 고이지 않으면 무너지기 마련이다.
힘든 고역과 고난의 과정을 밟아 얻어내는 결과가 값진 것이다.
즉석식품은 시간을 벌고 편의를 얻지만 공부와 출세는 이같은 인스턴트 지향의 속성으로 가서는 절대 안된다는 점 깊게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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