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이 묻어나는 사진 한 장

겨울철 농한기에 ‘객토를 하라’는 대통령의 특별지시사항이 떨어지면 지방공무원은 비상이 걸립니다. 한 톨의 쌀이라도 더 생산해 식량을 자급하자는 절박한 선택이었습니다. 짚은 이미 땔감으로 사용하고, 화학비료가 부족한 시절에 객토는 노후화된 논에 영양을 공급하는 유일한 수단이었습니다. 산모퉁이에 좋은 흙을 골라 마을주민들이 협동해 꽁꽁 언 흙을 지게로 나르며 눈 덮인 엄동설한을 녹였습니다. 덤프트럭 한 대면 간단히 해결할 일을 그 시절 우린 이렇게 지게와 소달구지로 해결해야만 했습니다.
중부지방의 폭설로 온 천지가 하얗게 변해버린 이 겨울, 눈 덮인 논에 흙을 나르는 추억속의 사진 한 장이 가슴을 저리게 합니다. 

<1960년대/충북 음성/사진=충북도농업기술원 제공/글. 윤병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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