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여성들-4

■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여성들
    ④ 천년초 음료 개발한 전북 익산 귀농인 김 정 국 씨와 이 은 숙 계장

<천년초 밭에서 수확한 열매를 보며 환히 미소를 짓는 김정국 회장(사진 왼쪽)과 익산시농업기술센터 이은숙 계장.>

 

창의적 농민에게 농업기술센터는 큰 후원자
가공기술·설비 공동개발해 억대 매출 이뤄

 

한국에 자생하는 토종선인장인 ‘천년초(天年草)’. 제주도 등 따뜻한 곳에서 자라는 온대성 식물인 백년초와 달리 천년초는 -20℃의 추운 날씨에서도 잘 자란다. 비타민C와 식이섬유, 칼슘 등이 풍부해 아토피, 관절염, 위장병, 기관지천식 등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 천년초를 식품소재나 음료로 개발해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는 전북 익산시 성당면 갈산리 ‘천년草마을 영농조합법인’ 김정국 회장과 ‘농업인기술개발사업’을 통해 행정이나 기술적인 뒷받침을 아끼지 않은 익산시농업기술센터 연구개발담당 이은숙 계장을 만났다.

유기농 천년초, 희망의 날개 달다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서울에서 컴퓨터 관련 개인사업을 하던 김정국(46) 회장이 도시생활을 접고 고향인 익산에 정착하게 된 것은 부모님이 텃밭으로 키우던 천년초 재배를 이어받아 농촌에서 새로운 성공신화를 일구기 위해서였다.
-20℃ 이하의 혹한에도 동사하지 않고 병해충에 강해 농약도 사용할 필요가 없는 천년초는 기능성 성분이 많아 높은 소득이 보장되는 작목이기도 하다. 김 회장은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이 천년초를 재배하기 시작해 이듬해에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유기농산물 인증도 받았다.
좋은 품질의 천년초를 생산했지만 당시만 해도 소비자들의 천년초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생과 판매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천년초를 분말로 가공하고 미니화분으로 만들어 판매했다. 소비자 체험행사도 곁들여 천년초 알리기에 힘썼다. 이러한 김정국 회장의 노력에 익산시농업기술센터가 희망의 날개를 달아주게 된다.

 

<천년초 가공시설을 설명하고 있는 김정국 회장과 이은숙 계장.>

 

개발과제 홍보도 중요한 지도사업
“항상 연구하고 창의적인 농업인은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그런 아이디어를 가진 분들에게 농업인개발과제사업을 적극 권유하고 있어요. 김정국 회장님도 그런 분이었죠. 그래서 김 회장님과 ‘천년초 줄기 및 열매를 이용한 식품소재와 음료 개발’이란 내용으로 농업인개발과제를 함께 수행하게 됐죠”
익산시농업기술센터에서 농업인개발과제와 새기술실증시험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이은숙 계장의 말이다. 식품영양학을 전공하고 생활지도사로 20년째 공직생활을 하고 있는 이은숙 계장이 식품가공에 남다른 관심을 쏟는 것은 7년간 생활개선업무를 봐왔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농업인개발과제사업을 수행하는 농업인들을 뒷받침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들의 사업이 자리잡고 더 커나갈 수 있도록 홍보에도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어요. 언론에 제공할 보도자료도 작성하고, TV 등 방송매체를 섭외하기도 하죠. 천년초마을도 올해 농업인개발과제사업을 받아 본격적으로 가공사업을 시작했지만 각종 보도와 방송을 타면서 유명세를 타고 있어요. 매출도 사업을 통해 추출액과 농축액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억대로 늘었어요.”
 
천년초 음료개발로 제2도약 준비
지금의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판로개척에 분주한 김정국 회장.
“지난해 농업인개발과제사업을 시작하면서 천년초 제품 품질 균일화와 시설자동화에 많은 신경을 썼어요. 기존 설비로는 힘들었던 천년초 세척, 열매 선별도 농업기술센터의 도움으로 기계를 자체개발하게 됐죠. 가시와 껍질을 효과적으로 걸러내고 즙 상태로 뽑아내는 기술은 다른 업체에서도 탐내는 기술이죠.”
김정국 회장은 올해가 가공사업의 일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 동안 유기농매장이나 인터넷 등을 통해 제품을 판매해 왔지만 얼마 전부터 이름만 대면 다 알만한 식품업체에서 천년초 1차 가공원료를 납품해줄 것을 요청해놓은 상태이기 때문.
“생산량을 늘리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농업인들에게는 판로개척이 가장 큰 문제에요. 다행히도 대기업으로부터 원료 납품 제의를 받아 생산량 처리에 숨통을 틀 것 같아요. 그렇게 되면 제 농장뿐만 아니라 관내 천년초 농가 소득향상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이은숙 계장은 천년초마을에 줄 또 하나의 선물을 마련 중이다. 그 동안 맛보다는 기능성에 중점을 두어 소비자 기호가 다양하지 못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업기술센터에서 천년초 즙이 10% 첨가된 일반음료를 개발하고 있다.
“천년초 음료 개발이 완료되면 천년초마을 영농조합에 제조기술을 이전해줄 계획이에요. 대기업에도 올해 안에 원료를 납품할 것으로 보여 이제 천년초마을은 탄탄대로를 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그간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것 같아 사업을 권유하고 가공기술 개발에 힘을 보탠 저로서도 큰 보람을 느껴요.”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하지 않나. 우리 농업이 어렵다고 하지만 김정국 회장처럼 벤처정신으로 무장된 농업인들이 있고, 이들의 동반자로서 물심양면 힘이 돼주는 이은숙 계장 같은 농업기술센터 직원들이 있기에 우리 농업·농촌은 희망을 꿈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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