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요칼럼

박 영 일
농협농촌사랑지도자연수원 부원장
본지 칼럼니스트

 

"농촌은 녹색성장의 출발점이며 삶의 질 높일 생태공간 농업은 신산업과 소재 발굴의 블루오션"

녹색성장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그 해법을 찾으려는 노력들도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녹색의 보고(寶庫)’라 할 수 있는 농업·농촌은 다소 간과되는 측면이 있어 안타깝다. 인간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어 건강하게 잘 살기 위한 것이 녹색성장 궁극의 목적임을 생각하면 자연환경에 무해한 생산과 소비를 추구하는 농업·농촌이야말로 녹색성장의 가장 기본적인 출발점이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녹색성장과 접목할 수 있는 농촌의 가치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크게 식량자원, 생태자원, 산업자원으로서의 농촌의 기능을 살피고, 이러한 역할이 녹색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언급하고자 한다.
첫째, 우리 농촌은 우리의 먹을거리를 공급하는 식량 공급원이다. 그러나 최근 우리는 이러한 농촌의 고유기능을 외면해왔다. 2008년 기준 우리나라의 식량수입 규모는 연간 약 2,700만톤으로 세계 5위에 달한다고 한다. 이는 식량자주 위협이라는 문제뿐만 아니라, 식품의 이동거리를 뜻하는 푸드마일(food miles)의 증가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이라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식량수입 대신 우리의 농촌을 살리고, 그 농촌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먹는 로컬푸드(Local Food)운동만으로도 우리는 이산화탄소 발생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앞으로 국제무역에 탄소거래세가 부과된다면 식량수입에도 상당한 추가비용을 부담해야 하는데, 우리 농촌에 기반한 근거리 농산물로 먹을거리를 해결하는 녹색 식생활문화 형성이야말로 녹색성장의 큰 축이 될 수 있다.
둘째, 농림업은 기본적으로 국토이용면적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은 친환경 산업이며, 농촌은 환경부하를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생태적 공간이다. 농림업은 그 이용면적이 전 국토면적의 81%(816만ha/997만ha)를 차지하나, 온실가스는 농림분야가 2.5%를 배출할 뿐이고, 산림분야는 오히려 6.3%를 흡수한다고 한다.(2005년) 그리고 농경지토양은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2배 이상 함유함으로써 이산화탄소 저감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농촌의 훌륭한 생태자원이 최근에는 농촌관광의 형태로 도시민들에게 향유되고 있다. 이는 또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깨끗한 환경을 있는 그대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자연과 환경을 더욱 아끼고 보존해야 한다는 살아있는 교육 차원으로까지 확대되어 장기적으로 녹색성장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기여한다.
셋째, 농촌은 최근 화두처럼 제시되고 있는 신사업 발굴의 블루오션이다. 농업부산물을 재활용해 사료, 천연세제, 화장품 등 기능성 제품을 만드는 자원순환형사업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며, 누에가 원료인 천연 실크단백질로 만든 인공뼈와 인체 보형물 등 BT(생명공학)와 농업의 접목도 시도되고 있다.
또한 유채 등을 원료로 하는 바이오디젤유 생산 등 농업분야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바이오에너지로써의 가능성도 크게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노력들은 농업이 단순 생산에 머무는 1차 산업을 벗어나 제조가공과 서비스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이며, 이는 곧 사회전체의 부가가치 증대와 일자리 창출에도 많은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
간략하게 녹색성장 시대에 재고해야 하는 농촌의 가치에 대해 조명해 보았다. 너무나 당연해 오히려 소홀히 여겼던 우리 농업·농촌의 잠재력에 대해 확신을 갖고, 이를 적극적으로 녹색성장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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