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을 사수하자! ④고품질 브랜드 쌀 생산·유통 전략

■  전문가 칼럼

박 평 식 박사
농촌진흥청 식량과학원
본지 객원 전문기자

 

국내 쌀 생산도 충분한데 수입쌀 시판이 점차 늘어나면서 쌀 판매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산 저가미들은 고가미로 가려는 노력이 가속화되고, 고가미 시장에서는 품질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개방 확대에 대응해 고품질 쌀 생산이 매우 중요하지만, 이를 소비자들에게 성공적으로 판매하기 위해서는 브랜드 파워 강화노력이 절실하다. 시장여건이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우리 쌀의 브랜드화 생산유통 전략을 생각해 본다.

객관적인 품질 기준·정보제공 필요
웰빙 바람과 함께 고품질 안전농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소비자가 쌀을 구입할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가격보다는 안전성과 품질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실적으로 소비자가 외관상으로 이들을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객관적인 쌀 품질판정 기준의 설정과 정보제공이 필요하다. 쌀 포장지에 생산지·품종·도정일자 등의 표기가 의무화 됐는데, 아직도 품종표시의 누락이 많을 뿐만 아니라 유명브랜드에서도 품종 혼입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부터 가공 단계에서의 품질관리 강화와 더불어, 품종과 완전미 비율 등 품질요소의 표시가 확실히 돼야 할 것이다.

지역 대표브랜드 품질관리 강화해야
지역특성을 반영한 대표 브랜드와 포장 디자인 개발이 필요하다. 개별브랜드가 품질관리에 유리하지만 소농체제에서 지역별 공동브랜드는 불가피한 실정이다. 권역별 또는 지역별 대표브랜드를 개발해 품질관리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브랜드 평가를 주기적으로 실시해 브랜드수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브랜드 쌀의 성공적인 홍보와 판매전략의 성공으로 같은 지역의 다른 쌀 가격이나 인지도까지도 동반상승하는 예는 많다. 함평의 ‘나비쌀’로 인하여 지역의 다른 농산물도 친환경적인 농산품으로 재인식되는 효과를 보고 있다.
고품질 쌀을 생산·가공해 소비자들로부터 높은 가격을 받고 거래가 되려면 최첨단의 미곡종합처리장(RPC) 시설개선과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기존의 RPC는 낙후된 시설과 규모의 경제성 상실, 첨단장비의 결여 등 많은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RPC의 통폐합과 적정배치 등 과감한 구조조정이 필요하고, 품질관리를 위한 계약재배, 품종별 분리도정으로 혼입방지, 저온저장 및 완전미 선별 등 첨단시설의 도입으로 품질향상 역량의 업그레이드가 절실하다. 품질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브랜드 파워는 허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홍보전략 중요…생산이력제도 도입해야
우수한 쌀을 소비자들에게 잘 알리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홍보전략이 중요하다. 언론매체를 이용한 광고, 지역별 농산물 축제의 대중화와 전국적·세계적 농특산물 축제 개발, ‘Love米’ 캠페인 등 지속적인 홍보강화가 필요하다. 대도시 소비자들에 대한 홍보를 위해 터미널, 차량, 빌딩 등에 광고물 설치와 언론매체를 통한 지속적인 광고도 필요하다. 동경의 번화가에 설치된 ‘쌀 갤러리’와 같은 홍보관의 설립도 긴요하다. 쌀 소비자를 생산현장에 초대하는 지속적인 도농교류, 어린이와 학생 등 미래의 고객을 확보하는 노력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의 고품질 및 안전성에 대한 정보요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품질인증도 중요하지만 생산이력 추적시스템(Traceability)의 도입도 중요한 과제이다. 생산이력제 도입을 위해서는 생산단계에서부터 품종, 토양환경, 적기이앙, 시비, 방제, 수확, 건조, 저장, 도정 등 쌀 품질과 안전성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정보들이 기록관리 돼야 한다. 시스템 도입 시 발생되는 비용은 원칙적으로 편익을 얻는 주체가 담당해야 하지만, 초기단계의 연구개발비 및 국민건강과 소비자 보호를 위해 공공부문에서 지원 육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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