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라는 편리한 기계가 생기면서 시시콜콜한 개인과 단체, 기업의 상세 명세가 입력되고 있다. 종전 손으로 쓰는 수기(手記)는 거의 자취를 감추고 컴퓨터에 정보가 그 일을 대신한다. 이제 많은 사람들이 컴퓨터란 코뚜레에 꿰인 상황이다.
예를 든다면 주민등록증을 만드는 동시에 개인 신상명세가 컴퓨터에 입력된다. 은행의 카드가 발급이 되면서 금전출납이 상세히 체크된다. 보험가입을 통해 질병, 교통사고 혹은 재해 등의 사고와 피해 상황이 입력된다. 학교생활이 시작되면서 학력과 함께 성적이 기록된다. 병원출입에 따라 의료일지를 통해 건강이력이 확인된다. 심지어는 부동산 매매 이후 그 소유 이력도 입력된다. 심지어는 동창회와 친목회 가입 이후 컴퓨터 기록을 통해 학우와 교우 관계까지 확인된다.
이 같이 컴퓨터에 의한 모든이의 신상명세와 활동상황이 정밀한 정보로 입력·관리돼 마치 코뚜레에 꿰인 것처럼 속박을 받는다. 컴퓨터에 입력된 각종 정보를 조각조각 모으면 한 개인의 신상, 학력, 성적, 취업, 건강, 재산상황과 심지어는 해외여행경력까지 총망라해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이 때문에 컴퓨터의 기록을 빼내어 악용하는 사례가 빈발한다.
임진왜란 때 선조가 한양 땅을 벗어나 피난을 간 뒤 한양 장안에 큰 불이 났었다고 한다. 큰불이 난 것은 노비신분에 있던 사람들이 그 신분을 소멸하기 위해 일부러 불을 낸 것으로 역사기록에 전해지고 있다.
최근 한국과 미국의 주요기관의 컴퓨터에 해커가 침투해 DDOS(분산서비스 거부) 피해가 일어난 바 있다. 비록 코뚜레에 꿰인 정보지만 하루아침에 소멸되는 것은 국가적인 불행이다. 해커공격의 철저한 방어, 특단의 보안장치를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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