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 “경력 단절”, 女 “조직내 성차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보고서
임금근로자 1500여명 설문
남성 “여성들 힘든 일 안 해” 
여성 92.9%·남성 65.3% 
“격차 완화 위해 노력해야”

■ 주간 Fous- 미래사회 대응 위한 양성평등 전략은…

성별 임금격차 심각성에
여성 80%, 남성 40%만 동의

노동시장에서 남녀 간 임금격차가 생기는 이유에 대해 남녀 간 인식 차가 두드러졌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미래사회 대응을 위한 양성평등 추진 전략 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남성은 ‘경력 단절’, 여성은 ‘조직 내 성차별’을 성별 임금격차가 나타나는 가장 큰 요인으로 꼽았다. 지난해 8월 만 19∼59세 임금근로자 1천504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한 결과다. 

남성의 39.6%(2개까지 복수 응답)는 ‘출산·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 때문에 여성의 평균 근속일수가 남성보다 짧아서’를 지목했다. 이어 ‘여성들이 기업 내에서 임금을 더 받을 수 있는 힘든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해서’(30.7%), ‘상대적으로 임금 수준이 낮은 비정규직에 여성이 많아서’(25.4%) 등을 꼽았다. 

성별 임금격차 발생 요인(한국여성정책연구원 제공자료)
성별 임금격차 발생 요인(한국여성정책연구원 제공자료)

여성들의 응답은 남성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같은 질문에서 여성의 54.7%는 ‘조직 내 채용·승진·배치 등에서 성차별이 누적돼 왔기 때문’이라고 지목했다. 

이어 ‘출산·육아로 인한 경력단절 때문에 여성의 평균 근속일수가 남성보다 짧아서’(51.4%), ‘상대적으로 임금 수준이 낮은 비정규직에 여성이 많아서’(28.7%) 등의 순이었다.

남녀의 인식 차가 두드러진 항목은 ‘여성들이 기업 내에서 임금을 더 받을 수 있는 힘든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해서’로, 이를 꼽은 남성(30.7%)은 여성(6.4%)보다 5배나 많았다.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성별 임금격차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여성 10명 가운데 8명이 동의했지만, 남성은 10명 중 4명만이 ‘그렇다’고 응답했다. 

성별 임금격차 완화를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인식하는 여성은 92.9%, 남성은 65.3%로 나타났다. 

성별 임금격차를 좁히는 데 가장 필요한 개선 과제로는 남성의 과반이 ‘정규직․비정규직, 대기업․중소기업 간 임금격차 완화’를 꼽았다. 

같은 질문에서 여성의 48.7%는 ‘채용·배치·승진 등에서 기업의 성차별적 인사 근절’을 들었다.

우리 사회에 남녀 간 임금이 차이 나는 현실을 알고 있다고 응답한 여성과 남성은 각각 88.9%, 79.3%였다.

OECD 성별 임금격차 평균 12%
우리나라 31.1%로 격차 가장 커
여성가족부가 추진하고 있는 ‘성별근로공시제’를 알고 있다고 밝힌 여성은 25.5%, 남성은 31.9%로 조사됐다.

성별근로공시제는 각 기업이 직원 채용-근로-퇴사 단계까지 중요 항목에 대해 성별 데이터를 외부에 공개하도록 하는 제도다.

노동시장의 양성평등 수준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성별 임금격차가 가장 큰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OECD가 2022년에 공개한 성별 임금격차에 따르면 2021년 OECD 38개 회원국의 평균 성별 임금격차는 12%였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31.1%로 조사 국가 중 격차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 이는 남녀 근로자의 중위 연봉 기준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31.1% 더 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부터 성별근로공시제를 공공기관에 시범 적용한 뒤, 단계적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보고서는 “성별 임금격차에 대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여긴 비율은 남녀 모두 높게 나타났지만, 원인과 개선 방법에서 성별에 따라 인식이 크게 갈렸다”며 “정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격차 수준과 발생원인 등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성별근로공시제의 특성 등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고, 관련 정보를 세분화해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또 “급변하는 정책환경 속에서 성별·세대 등에 따른 갈등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는 양성평등 현안에 대한 인식을 파악해 포용적인 양성평등 정책 추진의 근거로 활용되도록 상이한 인식 간의 논쟁에 자주 등장하는 성별 임금격차에 대해 인식의 이면을 살펴보기 위한 대국민 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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