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학박사 강재만 원장의 구구팔팔 동의보감(7)

‘향약구급방’에도 소개된 훌륭한 한약재

 해독·숙취해소·다이어트 등 다양한 효능

값이 비교적 싸고 시장이나 식자재마트에서 흔한 콩나물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면 생각이 틀렸다. 가장 서민적이고 우리에게 친근한 식재료이지만 알고 보면 콩나물은 훌륭한 한약재이기도 하다.

콩이 몸에 좋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콩을 발아시켜 만든 콩나물이 각종 비타민과 아스파라긴산 등의 영양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해독, 숙취해소 등의 작용을 한다는 것을 웬만하면 다 알고들 있다. 그러나 콩나물이 이 같은 효능 외에도 훌륭한 한방약재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별로 없을 것이다.

콩나물에는 콩에 없는 비타민C와 비타민B2, 니아신과 비타민K가 있다. 칼슘과 칼륨, 미네랄과 식이섬유도 풍부하다. 또한 소화를 촉진시키고 인체의 대사작용에 필요한 여러 효소들과 식물성 단백질도 풍부해 콩이 밭에서 나는 고기라면, 콩나물은 고기 중에서도 상등급에 속하는 한우등심이다. 그뿐만 아니라 콩나물은 고기가 금기인 사람들의 스태미나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지나친 음주와 흡연으로 간장에 열이 있는 사람에게도 좋다. 해독, 숙취해소 작용을 한다는 것은 간기능 활성화 효능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콩나물은 다이어트식품으로도 손색이 없다. 칼로리는 적으면서도 식이섬유가 많아 변비를 일으키지 않는다. 이 같은 다양한 약리작용으로 당뇨, 고혈압 같은 각종 생활습관병과 암도 예방한다는 사실이 현대의학으로 밝혀졌다.

콩나물의 약성은 이뿐만이 아니다. 스트레스와 과로, 과음, 흡연 등으로 입냄새가 심한 사람들에게는 콩나물 스프를 권한다. 만드는 방법은 먼저 기름을 둘러 달군 냄비에 깨끗이 손질한 콩나물을 담고 깨를 볶듯 약불에 천천히 저으며 볶는다. 수분이 완전히 없어지면 타기 직전쯤 냄비에 물을 적당량 붓는다. 그 물이 3분의1 정도 남을 때까지 다시 졸이면 된다. 먹기 전, 기호에 따라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한다.

재료가 콩나물뿐이고 별다른 향신료도 들어가지 않는다. 하지만 정성껏 잘 만들면 콩나물 고유의 약성을 고스란히 섭취할 수 있고 그 맛 또한 일품일 것이다. 스프를 만들기 번거로우면 콩나물국도 구취제거에 도움이 된다.

구미인들은 고기를 먹을 때 먹는 양만큼 함께 알팔파콩나물을 먹는다고 한다. 이는 알팔파콩나물이 육류와 궁합이 잘 맞는 식품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고려시대의 의서 ‘향약구급방’에는 콩을 싹틔워 햇볕에 말린 ‘대두황’을 약으로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그러한 기록으로 미뤄볼 때 콩나물이 식용으로 이용된 것은 최소한 500년 전쯤부터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장구한 역사를 지닌 훌륭한 한방식재료를 값이 싸고 흔하다고 우습게만 볼일이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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