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학박사 강재만 원장의 구구팔팔 동의보감(6)

많이 웃는 것이 장수의 가장 큰 요인

건강한 심장 유지가 치매 위험 낮춰

젊을 때 생활방식이 장수·단명 결정

우리나라는 오래전부터 건강하다는 개념을 튼튼하다는 것으로 생각해왔다. 튼튼하다는 것은 쉽게 말해 골격이 크고, 힘이 세며, 몸동작이 빠르고 유연한 모습을 갖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개념에 맞는 건강함은 튼튼한 근육과 골격을 말하는 것일 뿐 장수와는 크게 관계가 없다.

심장, 폐, 간, 위장과 같은 생명과 직접 관련이 있는 장기가 튼튼해야 장수한다. 이와 함께 뇌기능도 튼튼해야 하고 사회적인 적응능력도 좋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약골인 사람들을 본다. 이 때문에 건강하게 태어나야 장수한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남보다 아주 건강하게 태어났다고 해서 그 사람이 과음하고, 담배를 피우고, 약물이나 도박에 빠지고, 과식을 해서 비만이 되거나, 평소 운동을 하지 않는다면 건강하게 태어난 것은 아무 의미가 없을 것이다. 또한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어, 스트레스 등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거나 남을 끝없이 의심하고, 싸우며, 화를 잘 내고 우울증에 걸려도 단명할 것이다. 

최근 세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일단의 인구집단을 관찰해 장수하는 사람과 단명하는 사람의 차이를 조사한 연구결과가 발표된 적이 있었다. 이 연구는 미국 하와이에서 1960년대에 50대이던 사람 5820명을 대상으로 무려 40년간을 추적 관찰한 내용이다.

50대에서 다음의 9가지 특성 중 하나도 해당되지 않은 사람들은 70%가 85세 이상 살았고, 그중의 절반이 넘는 55%는 85세가 넘어서도 아무 병도 없이 아주 건강하게 장수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50대에서 ①과체중이거나 비만인 사람 ②혈당이 높은 사람 ③콜레스테롤이 높은 사람 ④혈압이 높은 사람 ⑤손의 악력이 약한 사람(운동이나 일을 적게 한 사람) ⑥담배를 피운 사람 ⑦과음을 하는 사람 ⑧고등학교 이하의 교육을 받은 사람 ⑨혼자 사는 사람(미혼이나 이혼) 등 9가지 특성을 모두 가진 사람들의 대부분은 85세를 넘지 못하고 단명했다. 물론 이들 요인들은 독립적으로도 또는 상호보완적으로 작용한다. 

이상의 9가지 중 ①②③번의 요인은 주로 잘못된 식습관에 의한 것이고, ④⑤번은 평소에 건강하지 못한 생활을 해온 결과다. ⑥⑦번은 본인이 선택한 나쁜 생활습관에 의한 요인이며, ⑧번은 건강과 관련된 지식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것과 관련된 것이고, ⑨번은 정서적 불안정과 관련된 문제다. 

또 다른 의학적 조사에서는 성격만을 갖고 장기간 질병과 관련된 연구를 했는데, 이 연구에서는 낙천적이고 낙관적인 성격으로 많이 웃는 것이 장수의 가장 큰 요인이었다. 놀라운 또 하나는 건강한 심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요인들은 치매 발생의 위험을 낮추는 데도 거의 비슷하게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지금 50대 이하에 있는 사람이 앞으로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을지는 운명에 달린 것이 아니고, 본인 자신이 젊었을 때 어떤 생활방식으로 살고 있는지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는 연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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