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여농 열전 - 성혜원 ‘통통다육’ 대표

전북 완주의 성혜원 통통다육 대표는 아이와 함께 농업의 비전과 가치를 알리는 선도농가로서 본보 기가 될 것이라고 다짐한다.

꽃이라기엔 조금은 투박한, 아담하고 오밀조밀함이 매력적인 다육식물. 통통하고 앙증맞은 모습이 아이 손과 닮았다. 전북 완주군 비봉면 봉산길 성혜원(31) 통통다육 대표는 아버지가 일궈놓은 희귀 다육식물 농장을 물려받으면서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았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많은 변화가 일어난 이곳은, 태어난 지 6개월 된 꼬마농부와 함께 이젠 3대가 일궈 나가는 터전이 됐다.

 

골프선수생활 접고 부모님 농장 승계해 운영

다육농장·딸기스마트팜 운영…해외서도 문의

스마트팜 키트, 청소년 농업인식 전환 계기마련

골프선수에서 농부의 삶으로
“아버지의 권유로 골프를 시작해 학창시절 선수로 지냈어요. 졸업 후 프로 생활을 앞두고 허리 부상으로 그만두게 됐죠. 평일에 트레이너로 일하며 주말엔 아버지 농장을 도왔는데 하다보니 적성에 맞고 재미도 있는 거예요. 그래서 전문적으로 공부하려고 한국농수산대학교 화훼과를 입학했죠. 그때 지금의 남편도 만났고요. 하하하.”

2003년 경기도 남양주에서 다육식물을 처음 재배하기 시작한 부친은 4년 전 고향인 전북 완주로 내려와 농업을 이어갔다. 성혜원 대표는 그런 부친의 농장을 물려받아 판로의 다양화와 육종에 힘을 쏟아 지금의 어엿한 청년농업인이 됐다.

하우스 4개동을 합친 1322㎡(400평)규모의 통통다육농장에서는 500여 종의 다양한 수입 희귀 다육식물을 체험할 수 있다. 국내 화훼시장 침체기에도 불구하고 찾는 이들의 발걸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

“다육식물은 음이온이 많아 치매와 우울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죠. 기호품이라는 인식이 커서 요즘 화훼시장이 어렵지만 정서함양이나 치유를 목적으로 오시는 분들이 많아요.”

다육이·딸기, 두 마리 토끼 잡다
성 대표는 ‘농업도 브랜딩 시대’라는 생각으로 타 농장과 차별화를 꾀했다. 다육식물을 알리기 위해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마케팅에 중점을 뒀고, 간혹 농장사진을 찍어 설명과 함께 올린 게시물을 보고 해외에서도 문의가 들어오기도 했다.

성 대표는 결혼 후 6611㎡(2천평)의 설향딸기 스파트팜을 함께 운영하기 시작했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식용꽃 재배를 계획했으나 쌀농사와 병행할 수 있는 딸기재배로 눈을 돌렸다. 2020년 졸업하자마자 후계농업인 정책자금 3억원을 지원받아 스마트팜 시설을 구축했다. 지난해 매출만 해도 2억8천만원. 농수산대 졸업생 우수사례에 실릴 만큼 열정을 갖고 농업에 임했다.

“체험이나 학교로 출강을 하다 보면 농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해요. 예를 들면 ‘돈을 못 버는 직업’ ‘육체적으로 힘든 직업’ ‘공부 못하고 할 게 없어서 선택하는 직업’ 등등... 사실은 그게 아닌데 농업을 바라보는 곱지 않은 선입견이 안타깝죠.”

성혜원 대표는 교육용 스마트팜 키트를 개발해 4차 산업 혁명 기술이 결합된 새로운 농업의 가치를 알리는 데 노력하고 있다.
성혜원 대표는 교육용 스마트팜 키트를 개발해 4차 산업 혁명 기술이 결합된 새로운 농업의 가치를 알리는 데 노력하고 있다.(사진은 청년농업인 육성 교육용 스마트팜키트 개발)

교육용 스마트팜 키트 개발
그래서 성 대표는 스마트팜에 대한 기본 설명과 휴대폰으로 제어 가능한 기술들을 설명하며, 4차산업 혁명기술이 결합된 새로운 농업의 가치를 알리는 데 노력했다. 아동·청소년들에게 농업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심어주고 농업에 특화된 다양한 진로교육을 위해 교육용 스마트팜 키트를 개발했다.

“이론 강의로는 한계가 있더라고요. 활동적인 체험에 비해 집중력도 떨어지고 농업용어를 사용한 일방적인 강의 형태로는 흥미를 끌 수 없었죠. 그래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교육용 스마트팜 키트를 만들게 됐습니다.”

이 키트는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토양수분, 환기가 가능한 정사각형의 아크릴 구조로 아두이노 간편형 센서가 부착돼 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가정이나 학교에서 스마트팜 키트를 활용한 온실체험과 첨단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농업의 형태를 제시했다.

지난해에는 ‘전북 청년농업인 농산업 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사람들이 ‘농부’하면 멋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아이를 키우면서 농업을 겸하는 게 쉽지 않지만 선도농가로서 본보기가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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