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수첩

“갑자기 여성의 날이라니. 그동안 생각하지 못하고 살았네요. 결혼한 지 10여년 되고 아이 셋 낳아 기르면서도 여성이기보다 ‘아내’와 ‘엄마’라는 역할만 생각하던 나를 응원하고 싶어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친구를 맺은 충남 홍성의 한 청년여성농업인이 3·8 세계여성의날을 기념해 추첨을 통해 선물을 주는 이벤트를 열었다. 이 게시물에 하루 동안 댓글이 30개 이상 달려 다양한 사연을 접할 수 있었다.

세계여성의 날이 올해 116주년을 맞았다. 1908년 3월8일 미국의 여성노동자 1만5천명이 거리에서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과 참정권 등을 요구하며 대대적인 시위를 벌였다. 이 시위를 시작으로 세계 각국에서 여성에 대한 차별과 불평등에 맞서는 여성들의 연대와 인간다운 삶을 쟁취하기 위한 투쟁들이 이어졌고, 1977년 유엔은 3월8일을 세계여성의 날로 공식 제정했다.

광활한 농지가 펼쳐진 농촌도 엄연한 일터다. 하지만 농촌마을에서 여성노동자로서 여성들의 인식은 낮다. 권리를 주장할 때 목소리가 작아지는 이유다.

그런 의미에서 이 30대 청년여성농업인의 3·8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이벤트는 반갑다. 무심코 지나갈 수 있는 여성이 주인인 날을 서로 축하하는 자리가 농촌에도 많아져야 한다. 여성의 삶을 공감하고 응원하고 위로하는 목소리가 더욱 다양하고 당당한 사회가 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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