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실 노크 - 충청북도농업기술원 이성희 유기농업연구소 유기농업연구팀장

충북 괴산은 2022년 괴산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를 개최하면서 세계 속의 유기농업군으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괴산의 유기농 비율은 충북 유기농 면적의 16.6%를 차지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지난 2016년 괴산에 문을 연 충청북도농업기술원 소속의 유기농업연구소에서 이성희 유기농업연구팀장을 만났다.

2006년 괴산군농업기술센터에서 씨감자 연구를 했던 이 팀장은 2012년에 충북도농업기술원으로 자리를 옮겨 사과 연구에 매진해 ‘전 세계적으로 방제가 어려운 토양병으로 인한 사과나무 고사 문제에 대해 혁신적인 현장적용 신기술 개발’ 연구로 박사학위 취득과 동시에 농촌진흥청 농업기술대상을 수상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2018년부터는 유기농업연구소 유기농업연구팀을 이끌면서 유기재배농업인과 희로애락을 함께하는 현장중심의 연구 성과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충청북도농업기술원 유기농업연구소 이성희 팀장은 옥수수, 고추 등 충북 대표농산물 유전자원을 수집해 유기재배 매뉴얼을 만들고, 비닐멀칭 작업에 필요한 보행관리기 탈부착형 발판을 개발하는 등 지속가능한 유기농업 환경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충청북도농업기술원 유기농업연구소 이성희 팀장은 옥수수, 고추 등 충북 대표농산물 유전자원을 수집해 유기재배 매뉴얼을 만들고, 비닐멀칭 작업에 필요한 보행관리기 탈부착형 발판을 개발하는 등 지속가능한 유기농업 환경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밭작물 토종 유전자원 수집해 유기재배기술 정립
비닐피복 작업의 혁신기술 발판 특허출원…노동력 감소 기대
연구역량 집중해 송이버섯 인공재배기술 개발 도전

-유기농업연구팀의 주요성과는.
전국의 농업기술원 산하 연구기관에서는 저마다 역량을 집중하는 농작물이 정해져 있지만 저희 유기농업연구소는 특정 작목에 국한되지 않아 벼에서 과수까지 모든 농작물을 유기농업에 적용해 연구하고 있다. 특히 유기농업연구소는 유기농업에 최적화된 품종 개발에 집중해 유기재배 농가가 겪고 있는 관행농업 대비 생산성 감소와 경영비 증가를 최소화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우리 연구소는 토종종자를 유기농업에 최적화하는 연구에 역점을 두고 있다. 충북도에서 많이 재배하는 시·군 농특산물을 유기농업에 접목하고 있는데, 그동안 토종고추 유전자원을 많이 수집했다. 충주 소태면의 청룡초와 음성 재래고추 등의 충북지역 우수 유전자원을 확보하고 시험포장에서 육종 소재로 증식하고 있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업에서 고추 유기재배는 어려움이 많다. 특히 여름철 역병과 탄저병으로 생산량이 크게 감소하는 등 피해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반면, 토종종자는 지역의 기후, 풍토에 맞게 선발, 육종돼온 재래종으로 유전적 다양성과 지역 환경 적응성이 우수해 유기재배에 적합한 품종을 선발할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병해충에 강하고 기능성과 맛이 우수한 토종종자를 유기재배 농가에 보급할 계획이다.

-비닐멀칭 작업에 유용한 탈부착식 발판은.
유기농업도 관행농업처럼 노동이 많이 필요하다. 도시민들은 운동 삼아 하루에 7천보를 걷는다는데, 농업인들은 농작업에 매진하느라 운동할 여유가 없다. 농작업에 따른 피로도 누적과 근골격계 질환이 일상이다. 일부 외국인근로자들은 농기계에 올라타 작업을 하는 등 위험천만한 상황도 빈번하다. 안타까운 마음에 멀칭(비닐피복) 작업만이라도 덜 피곤하고 덜 걷게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비닐 피복을 위한 보행관리기 탈부착식 발판을 개발했다.

보행관리기에 발판을 부착하는 데 5분이면 충분하다. 그만큼 손쉽게 부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 발판을 사용하면 보행횟수는 최대 90%까지 작업 시간도 반으로 줄일 수 있다. 지난해 3월 발판을 특허출원하고, 6월 농기계업체에 기술이전 해 시제품을 생산했다. 이 발판은 보행관리기에 부착하는 부속기라서 값비싼 승용관리기에 비해 대중화될 가능성이 높다. 안전성과 편리함 때문에, 여성농업인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발판의 농업현장 확산을 위해 농촌진흥청에 신기술시범사업을 신청했다. 좋은 결과가 나와, 하루 빨리 전국 농촌에 많이 보급되면 좋겠다. 또한, 시·군 농기계임대사업소에 구비되면 이를 활용하여 농업인이 보다 안전하고 손쉽게 비닐피복 작업을 할 수 있고 노동력도 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 앞으로 연구 계획은.
정해진 작목분야가 없어 남들이 보지 못하는 시각에서 유기농업의 외연 확대와 진일보한 성장을 발견하게 된다. 유기농업연구소가 개소하고 9년여 시간이 흐르면서 연구 성과를 내기 위해 학술논문을 10여편 게재했고 옥수수, 고구마, 참깨, 들깨 유기재배 매뉴얼을 발간해 농가에 보급했다.

올해는 송이버섯 인공재배 연구를 시도할 계획이다. 버섯은 시설에서 꾸준히 재배하니까 다른 농작물에 비해 스마트팜과 유기농을 위한 접근성이 좋다. 느타리·표고버섯처럼 송이버섯을 인공적으로 재배할 수 있도록 사명감을 갖고 접근하겠다.

아울러 농업·농촌 현장에서 속 시원하게 개발되지 못하는 부분에 유기농업연구소도 관심을 갖고 혁신적인 연구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역량을 쏟아 붓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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