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에·남행열차 등 공전의 히트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문학소녀
미8군 무대 거쳐 1976년 데뷔
박초월에게서 남도 창법 사사
싱어송라이터로서도 실력 인정
​​​​​​​소설 ‘설’ 출간 베스트셀러 2위

■ 박해문 음악감독의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디바’

1978년 발매된 김수희 신곡모음 앨범. ‘너무합니다’를 비롯해 ‘떠나는 님아’ ‘세월이 멈추는 순간’ 등이 수록됐다. 김수희는 1976년 데뷔 앨범을 발표했으나 2년 뒤에야 주목을 끌면서 ‘중고신인’으로 가수 활동을 시작했다. 
1978년 발매된 김수희 신곡모음 앨범. ‘너무합니다’를 비롯해 ‘떠나는 님아’ ‘세월이 멈추는 순간’ 등이 수록됐다. 김수희는 1976년 데뷔 앨범을 발표했으나 2년 뒤에야 주목을 끌면서 ‘중고신인’으로 가수 활동을 시작했다. 

문화대통령 질주에 제동 건 ‘애모’
‘그대 가슴에 얼굴을 묻고 오늘은 울고 싶어라 세월의 강 넘어 우리 사랑은 눈물 속에 흔들리는데~.’

1993년 9월8일, 이날은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역대 최고의 이변 중 하나로 꼽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KBS ‘가요톱10’ 무대, 1990년대 가요계 판도를 바꾸며 문화대통령이라 불리던 서태지와 아이들의 ‘하여가’ 5주 연속 1위 골든컵 수상을 김수희의 ‘애모’가 꺾었다. 그리고 ‘애모’는 5주 연속 1위를 하면서 골든컵을 수상하게 된다. 돌이켜볼수록 인상적인 사건임에 틀림없다. 김수희의 ‘애모’는 발매 3년 만에 대중들에게 알려지면서 1993년 화려하게 부활했다. 

김수희는 데뷔 당시부터 허스키한 목소리와 풍부한 가창력, 여기에 더해 국악 창법을 가미한 자신만의 차별화한 창법으로 노래를 불렀다. 그래서 사람들이 따를 수 없는, 모창이 쉽지 않은 가수로도 유명하다. 

이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김수희는 가수로 활동을 시작할 무렵부터 명창 박초월에게서 남도민요 창법을 배우는 등 다양한 창법을 연구했다. 

김수희는 1953년 4월26일 부산시 초량동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김희수. 중학교 때 서울로 이사한 뒤 중·고 시절 문학작가를 동경하며 문학계 등단을 꿈꿨다고 한다. 아버지를 일곱 살 때 여의고 홀어머니와 함께 어려운 생활을 했다. 숙명여고 재학 중이던 1970년대 초반 미8군 무대에 올랐다. 

기타는 물론 작사·작곡에도 소질이 있었던 김수희는 미8군 무대를 거쳐 조선호텔 나이트클럽 등에서 그룹 블랙캣츠 멤버로 활동하다 1976년 ‘너무합니다’를 발표하고 가수로 데뷔하게 된다. 

이 무렵 가수 김훈이 부른 ‘나를 두고 아리랑’을 작사·작곡해 싱어송라이터로서도 실력을 인정받았다. 

‘너무합니다’는 윤항기가 작사·작곡한 노래다. 앨범에 실리기 전 뮤지컬 무대에서 먼저 공개됐다. ‘춤추는 함대’란 작품에서 김수희가 신인가수 역할로 출연해 이 노래를 불렀다. 

발매 초기 주목을 끌지 못했다. 김수희 또한 당시 생계를 꾸려야 했기에 다시 미8군 무대로 복귀해 활동했다. 

2년 뒤 뜬 데뷔 곡 ‘너무합니다’ 
2년 뒤 한 방송사 라디오 프로듀서가 ‘너무합니다’ 노래의 주인공을 찾으면서 반전의 계기를 맞았다. 김수희는 오랜 무명 생활을 청산하게 된다. 

1981년 ‘남포동 부르스’ ‘정거장’ ‘알뜰한 당신’ 등을 수록한 솔로 2집을 발매하며 본격적인 성공 가도에 들어섰다. 1982년 발매한 ‘멍에’도 크게 히트했다. 

하지만, 1983년 10월4일 대마초 사건에 연루되면서 조사를 받게 된다. 나흘 뒤에 방송 정지, 엿새 뒤에 제명 처분된다. 치열한 공방 끝에 10월28일 무죄로 판정이 나면서 다시 무대에 설 수 있게 됐다. 

훗날 김수희는 당시를 돌이키며 “너무 힘들었지만 어머니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문학소녀였던 김수희는 그해 처음으로 가요계 현장 소설 ‘너무합니다’를 집필해 출간했다. 그리고 1984년에는 소설 ‘설(雪)’을 출간, 베스트셀러 2위에 오르면서 작가로서 기염을 내뿜었다. 

이후 ‘잃어버린 정’ ‘당신은 누구세요’ ‘고독한 연인’ 등 주로 자신만의 독특한 창법을 살린 서정적인 노래를 부르다가 1987년, 기존과 다른 빠른 템포의 트로트 곡 ‘남행열차’를 내놓으며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비내리는 호남선 남행열차에 흔들리는 차창 너머로 빗물이 흐르고 내 눈물도 흐르고 잃어버린 첫사랑도 흐르네~.’ 

1989년에는 일본에 진출했고, 1990년 ‘애모’를 발표하면서 팝 발라드 음악을 선보였다. ‘애모’는 김수희 자신이 직접 설립한 ‘희레코드’에서 발매한 정규 7집 ‘서울여자’ 앨범 B면에 수록된 곡이다. 

‘애모’에 얽힌 애절한 사연이 뒤늦게 신문 기사를 통해 알려지면서 인기를 얻었다. 김수희는 1993년 각 방송사의 주요 대중음악상을 휩쓴 최고 인기 가수가 됐다.

한때는 배우, 한때는 연예기획사를 이끌며 시대를 풍미했던 가수 김수희는 오늘도 무대에 선다. 

박해문 음악감독은 대중음악 작곡가, 프로듀서, Seagate_DJ로 활동 중이다. 한·중 합작 팩츄얼 드라마 ‘임진왜란 1592’, JTBC 드라마 ‘나의 나라’ 음악 등을 만들었다.
박해문 음악감독은 대중음악 작곡가, 프로듀서, Seagate_DJ로 활동 중이다. 한·중 합작 팩츄얼 드라마 ‘임진왜란 1592’, JTBC 드라마 ‘나의 나라’ 음악 등을 만들었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