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광희 칼럼 - 누리백경(百景)(319)

‘플로깅(Plogging)’은, 조깅을 하면서 도시의 길가 쓰레기를 줍는 행동을 말하는 신조어다.

‘이삭을 줍다’는 뜻의 스웨덴어 ‘플로카 우프(Plocka Upp)’와 영어단어 ‘조깅(Jogging)’의 합성어다.

2016년 스웨덴에서 에릭 알스트롬(Erik Ahlstrom)이 제안해 처음 시작되면서 북유럽에 빠르게 확산됐다. 이후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이때 아이슬란드의 귀드니 요하네손 대통령이 참여하면서 유럽에서 크게 화제가 됐었다.

‘플로깅’은, 쓰레기를 줍기 위해 앉았다 일어났다 하는 동작의 반복이 스쿼트 운동 자세와 비슷하다는 데서 생겨난 용어이기도 하다.

특히, 쓰레기를 담은 봉투를 들고 뛰기 때문에 단순한 조깅보다 칼로리 소비가 많아 심폐지구력 개선과 근육 강화는 물론 ‘환경보호운동’의 하나라는 자긍심도 키워줘, 정신 건강에도 큰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2019년 우리나라 국립국어원에서는 ‘플로깅’을 대체할 순우리말로 ‘쓰담 달리기’를 제정하기도 했다.

# ‘플로깅’이 애당초 스웨덴에서 사회운동으로 처음 시작됐을 때의 궁극적인 동기는, 나라 안에 넘쳐나는 폐플라스틱을 줄여보자는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생겨난 게 ‘비치 코밍(beach-combing)’이다. 해변에 떠밀려 온 페트병들을 모아다가 예술인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하면, 그들이 이 페트병을 활용해 갖가지 예술작품을 만드는 것이다. 폐플라스틱을 골칫거리로 보지 말고, 새로운 잠재성과 값어치를 지닌 자원으로 바라보자는 의도였다.

그러나 개인의 건강을 지키는 활동과 환경을 지키는 활동을 동시에 연결해서 하자는 ‘플로깅’의 궁극적 방향은, 하나의 활동으로 둘 이상의 목적 달성을 목표로 했으나, 그렇다고 이 활동으로 쓰레기 수거를 대체할 수는 없는 한계점이 있었다.

# ‘플로깅’이 우리나라에 상륙한 건 대략 5년 전인 2018년 무렵이다. 이때 ‘플로깅’을 ‘쓰레기 줍는 조깅’의 줄임말로 ‘줍깅’이라고 번역해 소개하기도 했다.

그리고, 각 지자체와 기관 단체, 기업들이 나서서 ‘플로깅’ 캠페인과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플로깅 운동’ 전파에 나섰다.

‘플로깅’은 일반적인 조깅보다 체력소모가 더 많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렇다고, 쓰레기를 줍기 힘들 정도로 무리하게 속도를 높이지는 않는다는 것을 행동 원칙으로 삼는다.

외국의 플로깅 대회에서는, 결승점에 그냥 맨손으로 1위 골인하는 것보다, 참가자의 쓰레기봉투 무게를 달아서 중량이 가장 많이 나가는 사람을 우승자로 뽑는다.

그보다도 더 의미가 있는 것은, ‘플로깅’이 혼자서도 거뜬히 보람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운동이자, 지역사회 봉사활동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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