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 임금격차 해소’ 등 요구
“여성이 멈추면 세상이 멈춘다”

다가오는 3·8 세계여성의 날, 여성노동자들이 ‘여성파업’에 나선다. 성별 임금격차 해소는 이번 파업의 첫 번째 요구 사항이다. 

앞서 29개의 단체와 노동조합이 모여 3·8 여성파업조직위원회를 구성했다. 2월28일 기준 ㈔한국여성노동자회 등 41개 여성·노동·시민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이번 파업에서 ▲성별 임금격차 해소 ▲돌봄 공공성 강화 ▲일하는 모두의 노동권 보장 ▲임신중지 건강보험 적용과 유산유도제 보장 ▲최저임금 인상 등 5가지 사항을 요구한다.

3·8 여성파업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이 지난달 27일 서울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3·8 여성파업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출처 : 3·8 여성파업조직위원회)
3·8 여성파업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이 지난달 27일 서울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3·8 여성파업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출처 : 3·8 여성파업조직위원회)

정은희 여성파업조직위 집행위원은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는 윤석열 정부 들어 성평등정책과 노동정책이 후퇴하고 있다”면서 “파업이라는 여성들의 집단행동을 통해 사회를 지탱하고 재생산하는 절반의 노동자라는 가치를 드러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을 알리고 정책변화를 촉구하는 ‘여성파업’에 더 많은 여성노동자들이 동참하기를 바란다”며 “여성이 멈추면 세상이 멈춘다”고 덧붙였다. 

OECD 성별 임금격차 한국 27년째 1위
아이슬란드 총파업에 여성 90% 이상 참여
‘동일노동 동일임금’ 법제화…성평등한 나라

남녀 임금 불평등에 대해 세계경제포럼(WEF)이 지난해 6월 발표한 ‘2023 글로벌 성 격차 보고서’는 여성이 남성과 같은 경제적 능력을 확보하는 데 169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성과 남성의 격차가 20% 이내인 나라는 146개국 가운데 8개국에 불과했으며, 한국은 108위로 하위권이다.

OECD 경제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2022년 성별 임금격차는 31.2%였다. 남성노동자가 100만원을 버는 동안 여성노동자는 68만8천원을 버는 데 그쳤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은 ‘근로기준법’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등에서 성별을 이유로 임금을 차별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OECD에 가입한 1996년부터 성별 임금격차 1위를 27년째 기록 중이다. 

직무·직종이 같은 남녀의 임금 차이도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지난해 영국 과학저널 ‘네이처 인간 행동’에 따르면 한국의 동일 직무 기준 성별 임금격차는 18.8%로 조사 대상인 주요 15개국 중 일본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더욱이 실제 성별 임금격차는 더 크다는 분석도 있다. 국세청이 국회에 낸 ‘성별 근로소득 천분위 자료’를 보면 2021년 전체 근로소득자 가운데 남성 1인당 평균 임금은 4884만원, 여성은 2942만원이었다. 여성 임금이 남성의 60.2%다. 5년 전보다 남성 대비 여성의 임금 비율은 2%p 올랐을 뿐이다. 

노동 형태도 성별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 OECD 보고서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남성노동자 중 비정규직은 30.6%지만,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는 46%다. 여성노동자 절반 가까이가 비정규직인 상황이다.

역사상 가장 큰 여성총파업은 아이슬란드 여성의 90%가 참여한 1975년에 일어난 아이슬란드 총파업이다. 파업참가자들은 일과 가사노동, 돌봄노동 등을 거부하며 거리로 뛰쳐나왔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법제화한 아이슬란드는 세계에서 가장 성평등한 나라로 불린다. 

이번 여성파업은 세계여성의 날인 3월8일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12시20분에 열린다.

세계여성의 날은 1908년 3월8일 임금인상과 참정권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선 미국 뉴욕 섬유 공장 여성노동자들의 정신을 기념하고자 제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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