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정 상명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김치나 김치 유래 유산균은 

항암, 항아토피, 면역 등 

다양한 질병예방 기전에 관여... 

비빔밥은 다양한 식재료로 구성된 

영양균형 잘 갖춰진 한 끼 식사

한식과 한식재료가 어느 때보다 

국가경쟁력을 갖춘 시기다.

고부가가치 상품에 대한 

국가적 지원책을 마련하고

수출경쟁력 강화를 위해 

면밀한 유통전략을 세워야...

박희정 상명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BTS, 기생충, 미나리 등의 K-컬처 영향력이 커지면서 K-푸드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 단순 소비를 넘어서 K-푸드의 대표주자인 김, 김치, 비빔밥 등이 유튜브, 쇼츠, OTT 등의 스피디한 문화유통 채널을 거쳐 건강식품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지속가능한 소비 시스템으로 확립되는 분위기다. 실제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2022년 농수산식품 수출액이 전년 대비 5.3% 증가한 120억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고, 농수산식품 수출액은 2년 연속 100억달러를 돌파하는 등 식품산업 수출 활성화와 산업경쟁력이 확보됐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수출산업 경쟁력은 1차 농산물 수출과 더불어 2·3차 가공을 통한 수출 잠재력이 높은 고부가가치 상품을 특화하고, 수출 시기성에 구애받지 않는 상품 개발을 위한 민간기업들의 노력이 기여했다고 본다. 물론 그 밑바탕에는 한식이 지닌 우수한 식품영양학적 특성이 있다. 대표적으로 김치나 김치 유래 유산균은 항암, 항아토피, 면역 등 다양한 질병 예방 기전에 관여하고 있다. 또한, 비빔밥은 다양한 식재료로 구성된 영양균형이 매우 잘 갖춰진 한 끼 식사로, 식이섬유 비중이 높아 장질환 예방, 심혈관계질환 예방, 비만 예방에 도움을 준다는 학술보고들이 다양하게 있다.

한편, 김치와 비빔밥 외에도 더 많은 수출전략상품을 개발하는 동시에 이와 연관된 한식 재료를 체계적으로 수출하는 시스템 구축에도 힘써야 한다. 이미 유명세를 타고 있는 홍삼과 다양한 버섯들은 단백질과 비타민, 다당류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항암, 혈중 콜레스테롤 억제, 혈압 강하 등의 기능을 한다. 다시마는 체내 생리활성에 관여하는 다량의 무기질을 함유하고 있고, 알긴산이 풍부해 혈중 콜레스테롤 억제와 혈압 강하 등의 기능이 있다. 이들 식자재에 대해서는 신선농식품으로 수출하는 것과 더불어 가공을 통한 수출증대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출증대를 위한 고부가가치 가공농식품으로는 건강기능식품과 기능성원료가 있다. 국내 건강기능식품 수출 제품의 매출액은 2018년 1300억원에서 2022년 2800억원으로 증가해 5년 연평균 성장률이 21.9%에 달하고, 특히 2022년 건강기능식품 기능성원료 인정 사례가 2021년 대비 2배나 증가했다. 이는 2000년 초반부터 시도돼 온 국내 자생원료의 기능성 연구에 대한 국내 연구 역량이 강화됐다는 의미다. 

현재 농식품 수출 확대를 위해 다양한 수출지원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에 특화된 수출지원사업은 원료에 대한 주요 성분의 과학적 근거 확보나 기능성 표시식품 등록 절차 지원 등 일부 영역에서 2020년부터 시범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다만, 건강기능식품은 일반식품과는 구별되는 고유의 산업적 특성을 갖고 있다. 건강기능식품의 국내외 유통·판매를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과학적 근거가 요구되며, 유통·판매까지의 과정과 절차도 식약처의 인정, 허가, 광고심의 등 일반식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복잡하다. 또한 수출 대상국의 제도, 기준, 관련 법령 등이 모두 상이해 각국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지만 개별업체가 독립적으로 이를 파악하는 데는 어려움이 따른다.

국내에는 풍부한 농식품자원이 있고, 충분한 연구 역량으로 다양한 고부가가치 원료들도 개발돼 있어 한식과 한식 재료가 그 어느 때보다 국가경쟁력을 갖춘 시기라 할 수 있다. 지금이야말로 이 흐름에 발맞춰 한식 재료의 기능성을 부각시킨 고부가가치 상품에 대한 국가적 지원책을 마련하고, 수출경쟁력 강화를 위해 면밀한 유통전략을 세워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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