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지난 16일 시베리아 교도소에서 돌연사했다. 그는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며 러시아 국영기업과 고위관료의 부정부패를 폭로해 왔다. 무명의 반부패 운동가로 시작해 2013년 모스크바 시장 도전, 2018년 대선 출마를 시도하면서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성장했다. 생전 나발니는 한 치의 물러섬이 없었다. 지난 2017년과 2020년 두 차례나 독극물 공격을 받아 목숨을 잃을 위기를 넘기고도 2021년 1월 독일에서 러시아로 귀국한 뒤 투옥돼 감옥 생활을 해 왔다.

생전 옥중에서 한국의 민주화를 거론하며 러시아의 앞날에도 ‘희망’을 잃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이 독재에서 민주주의로 이행했듯이, 러시아 또한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였다. 푸틴 대통령의 눈엣가시였던 나발니는 죽어서 러시아의 영웅이 됐다.

나발니의 아내 율리아 나발나야의 행보도 주목된다. 독일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하던 중 남편의 사망 소식을 접한 나발나야는 흔들리지 않고 연단에 올랐다. 그는 결연한 태도로 “알렉세이가 나였다면 무엇을 할지 생각했다. 그는 여기, 이 무대에 있을 것”이라며 전 세계에 러시아의 악(푸틴)에 맞서 뭉칠 것을 촉구했다. 부창부수다. 나발나야의 정치 참여가 러시아 안팎의 푸틴 대통령 반대 여론에 활기를 불어넣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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