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미술관과 네트워크·교류
개관 4주년 ‘오지호’ 전 기획
지역 사회·주민과 함께하는
미술관, 감상 공간에 더해
문화예술 향유하고 공유하고
나누는 플랫폼·광장 같은 곳

■ 만나봅시다- 이지호 전남도립미술관장
“내가 속한 우리를 모르고 나를 안다는 게 말이 성립이 안 되잖아요. 다른 사람을 통해서 내가 나를 비춰보는 것처럼 미술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그래서 해외 미술관과의 네트워크, 그리고 교류 등을 되게 중요시했어요. 그러다 보니 우리 작가에만 머물지 않고 해외 작가들도 같이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작가들이 선호하는 미술관이 된 것 같습니다.”

이지호 전남도립미술관장의 말이다. 그는 지난 2021년 3월 개관한 전남도립미술관의 초대 관장이다. 지난 3년간 전남미술문화의 세계화와 도민과 함께하는 문화예술공동체 허브 구축을 목표로 정진해 왔다.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이 쇠퇴해 가는 스페인 바스크 지방의 공업도시 빌바오를 한 해 100만여명이 찾는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만들었다는 건 너무도 잘 알려진 사실이지요. 천혜의 관광자원을 갖춘 전남, 항구도시 광양의 전남도립미술관이 미래의 구겐하임이라고 자부합니다.”

이지호 전남도립미술관장은 ‘예술의 섬’ 일본 나오시마를 비롯해 지역 미술관이 도시의 분위기를 바꾼 사례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고 말한다. 그는 “미술관은 그럴 만한 힘이 있다, 미술관은 도시의 품격을 높이는 정점”이라고 강조한다.
이지호 전남도립미술관장은 ‘예술의 섬’ 일본 나오시마를 비롯해 지역 미술관이 도시의 분위기를 바꾼 사례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고 말한다. 그는 “미술관은 그럴 만한 힘이 있다, 미술관은 도시의 품격을 높이는 정점”이라고 강조한다.

미술 애호가 15만명이 광양 찾아
그도 그럴 것이 개관 4주년을 앞둔 전남도립미술관은 미술 애호가들 사이에서 어느 정도 인지도를 쌓았다. 지난해 미술관을 찾은 관람객만 15만명가량이다. 광양시 인구수와 맞먹는다. 

“미술관은 전시와 소장품이 중요합니다. 또 현대 공공미술관의 역할 중 미술관이 운영하는 여러 가지 교육 활동도 빼놓을 수 없지요. 결국 모든 것들이 지역 사회와 함께하고, 지역 주민이 참여했을 때 성공했다고 할 수 있지요. 그런 측면에서 전남도립미술관이 자리를 잡아 온 지난 과정과 결과가 굉장히 만족스럽습니다.”

전남도립미술관은 지난해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와 연계해 ‘영원, 낭만, 꽃’ ‘시의 정원’ ‘아시아의 또 다른 바다’ 등을 개최하며 동시대 현대미술의 다양성과 예술의 확장성을 보여줬다. 동시에 대만, 일본, 프랑스, 미국 등 해외 교류를 확장하고 전남의 예술작품을 국제적이고 거시적인 맥락에서 조망했다.

또 ‘이건희 컬렉션 : 한국 근현대미술 특별전 : 조우’를 유치, 미술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았다. 지역 작고 작가 고화흠, 원로 작가 황영성, 중견 작가 송필용 초대전을 열어 지역 작가에 대한 연구와 아카이브 구축 등을 심화했다.

전남도립미술관의 이 같은 역사를 맨 앞에서 새겨 온 이지호 관장은 지난해 3월 ‘이경성 미술이론가상’을 수상했다. 심사위원회는 당시 “지역 미술관 운영을 체계화하고, 지역 사회와 조화로운 발전과 지역 예술문화 확대에 기여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 특히 해외 유명작가 전시를 지방에 유치하는 동시에 해외에서 한국 관련 전시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등 국제적 네트워크를 활용, 지역과 세계 미술관과의 성공적인 교류로 지역예술 발전에 기여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대전시립미술관이나 이응노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일할 때도 해외 미술관과의 교류와 네트워크 구축에 발 벗고 나섰지요. 미술관 전시회의 퀄리티에 영향을 많이 미치거든요. 또 해외 미술을 알아야 한국 미술, 우리 미술을 알 수 있으니까요.”

미술관, 도시의 이미지를 바꾸다
접근성을 따지자면 전남도립미술관의 형편이 그렇게 좋다고만 볼 수 없다. 

이지호 관장은 “전시로 지리적 접근성을 극복했다”면서 “관람객이 원하는 전시, 소위 ‘명화’를 보기 위해서 관람객은 기꺼이 미술관을 방문한다”고 전했다.

전남도립미술관은 개관하면서 ‘이건희 컬렉션’ 21점을 기증받았다. 그중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인 김환기와 유영국의 작품을 기증전시관에서 볼 수 있다. 미술관은 지난해 12월20일부터 ‘시적추상(詩的抽象)’전을 진행한다.

이와 함께 ‘전남-경남 청년작가 교류전 : 오후 세 시’전이 한창이다. 이번 전시는 ‘교육·상생·협력’을 키워드로 전남도립미술관과 경남도립미술관이 공동으로 기획했다. 양 도 각각 7명의 청년작가를 선정해 두 지역 미술의 미래 세대를 소개한다. 

“우리 지역 출신이면서 한국 현대미술의 선구자인 오지호 화백의 전시도 기획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자연과 기후에 맞는 빛과 색채를 통해 한국적 인상주의를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는 분이지요.”

전남도립미술관은 생애 맞춤형 미술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지난해에는 ‘제1회 JMA 어린이 미술 페스티벌’을 열어 어린이 사생대회와 가족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지역 주민의 큰 호응을 얻었다.
전남도립미술관은 생애 맞춤형 미술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지난해에는 ‘제1회 JMA 어린이 미술 페스티벌’을 열어 어린이 사생대회와 가족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지역 주민의 큰 호응을 얻었다.

전남도립미술관은 올해 개관 4주년을 맞아 국립현대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 국공립미술관뿐만 아니라 선재아트센터 등과 함께 수 회 전시를 함께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교환한다. 

“인문학 등 아카데미를 계획 중인데요, 조직 규모에 맞춰서 천천히 진행하려고 합니다. 이제 미술관은 단순히 그림을 보는 감상의 공간뿐만 아니라 지역민들이 문화예술을 향유하고 공유하고 나눌 수 있는 일종의 플랫폼, 광장 같은 곳입니다. ‘마실 간다’고 하잖아요.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미술관으로 놀러 가는 것이지요.”

이지호 전남도립미술관장은 서울 출신으로 이화여대 서양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1대학 미술경영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대전시립미술관장, 이응노미술관장,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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