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실 노크 - 전라남도농업기술원 작물연구팀

전라남도는 예로부터 쌀, 목화, 누에고치 생산이 많은 삼백(三白) 지방으로 넓은 평야와 연중 온난다습한 기후로 한국 최대의 곡창지대다.

전라남도농업기술원 작물연구팀은 지난 3년간 벼 신품종 개발 품종등록 1건, 영농기술 10건, 종자 생산 5300톤, SCI 논문과 학술발표 9건, 교육·컨설팅 500여건 등 벼 신품종 육성 보급과 기후변화 대응 기술개발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지난해 농촌진흥청 주관 전국 전문연구실 연구성과 평가에서 159개 전문연구실 중 최우수 전문연구실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특히 ‘새청무’ 벼 품종은 품종등록 5년 만에 전국 재배면적 9만3400㏊(13% 점유)로 전국 1위를 차지해 지난해 전국 최고 품종으로 인정받았다. 김길자 전남도농업기술원 작물연구팀장으로부터 그간 성과에 대해 들어봤다.

작물연구팀은 벼 신품종 육성과 재배기술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작물연구팀은 벼 신품종 육성과 재배기술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최단기간 전국 1위 벼 품종 ‘새청무’

2008년부터 5품종 육종해 보호등록

기후위기 대응 위해 전문가와 머리 맞대

내년 벼 표준재배기술 재설정 추진

- 지난해 최우수 전문연구실상을 수상했는데.
작물연구팀은 벼 신품종 육성과 재배기술 개발이 주요 업무다. 매 순간순간 헛된 노력은 없다고 믿고 전문연구실상에 도전했다. 벼는 대표적인 노지작물로 연 1회 재배가 가능하다. 품종 육종은 10년이 넘는 오랜 연구 기간이 소요되므로 인내심이 필요한 작물이기도 하다. 팀원들은 봄부터 가을까지 땡볕에 시험재배 논과 연구동을 오갔고, 농한기에는 유리온실과 실험실에서 밤낮을 보냈다. 이러한 노력으로 2008년부터 전남지역의 기상환경에 적합하고 밥맛이 좋은 5품종을 육종했다. 품종 육종과 함께 육묘기술, 품종별 이앙시기가 생육과 수량에 미치는 영향, 품종별 적정 시비법, 병해충 방제기술, 물관리(물떼기) 요령, 수확시기 설정 등 재배법을 연구하고 개발했다.

- 벼 신품종 육종 성과는.
2017년에 ‘새청무’ 벼 품종 출원을 마쳤다. 이후에도 병해충이나 도복 등으로부터 안정적인 재배기술을 농가에 보급하기까지 오랜 시일이 걸렸다. ‘새청무’는 농가에서 병해충과 수발아에 강하고 우수한 수량성(560㎏/10a)으로 76%의 높은 도정률을 보이며 소비자들로부터도 밥맛 좋은 품종으로 호평을 받았다. 전남지역 재배면적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새청무’를 비롯해 보호등록을 마친 신품종은 ‘조명’ ‘조명 1호’ ‘다향흑미’ ‘강대찬’ 등 5종에 달한다.

전남도는 육성한 품종의 조기 보급을 위해 종자 생산 지원과 브랜드 개발·상품화 중심으로 전남쌀 이미지 개선과 명품화 사업을 추진했다. 먼저 생산자연합회를 결성하고 농협 등 5개 기관이 협업해 종자 생산과 자율교환시스템을 구축했다. 농협과 농협RPC에서 계약재배를 통한 브랜드 개발과 상품화를, 생산자연합회는 고순도 종자생산과 자율교환, 농업기술원은 농자재와 재배기술 지원, 종자 순도와 발아력 검정 등 종합관리를 책임졌다.

인공위성이 벼 시험포장을 촬영, 옥상에 설치된 대기복사계 등이 초분광 영상 생육자료와 대기복사, 생태환경, 기상을 상시적으로 관측해 자동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인공위성이 벼 시험포장을 촬영, 옥상에 설치된 대기복사계 등이 초분광 영상 생육자료와 대기복사, 생태환경, 기상을 상시적으로 관측해 자동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 기후위기에 대응한 벼 재배기술 개발은.
기후변화에 대응한 전남지역 쌀 안정생산 재배기술 개발·보급으로 생산비를 절감하고 농가 소득을 증대시키는 데 노력하고 있다. 벼 재배 농업인의 애로사항인 이삭거름 시비 최적시기와 논 포장에서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는 벼 전개엽수를 이용한 시용시기 결정 방법을 최초로 제시했다. 또한 기후변화 대응 지상관측사이트 활용방안과 노지 스마트팜 센싱기술 등과 관련한 전문가 세미나를 개최하고, 벼 생력재배 연시회와 저탄소 재배기술 현장 평가회도 가졌다.

영농형태양광 하부경지 벼 재배기술 개발을 위해 한전, LG전자, 단국대학교 등 5개 기관이 공동연구를 실시하기도 했다. 연구 결과 400㎾급 영농형태양광 하부경지의 차광률이 26%일 때 쌀 수량은 관행재배의 79% 수준을 보였다. 벼 재배기간 중 하부경지의 수온이 노지보다 더 낮아 고온피해를 줄일 수 있었고, 이에 따라 23%의 관개수 절감효과를 얻었다. 또한 발전시설 하부 토양과 대기 안전성 평가 결과, 토양 중금속(8개 성분), 전자파, 자기계 모두 기준치 이하로 안전했으며, 벼 생산량과 발전소득을 종합한 순소득은 5배가량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라남도농업기술원 작물연구팀은 지난해 농촌진흥청 주관 전국 전문연구실 연구성과 평가에서 최우수 전문연구실로 선정됐다.
전라남도농업기술원 작물연구팀은 지난해 농촌진흥청 주관 전국 전문연구실 연구성과 평가에서 최우수 전문연구실로 선정됐다.

- 향후 기대할 만한 연구는.
전체 탄소 배출량의 3% 정도가 농업분야에서 발생함에 따라 우리 농업기술원은 벼 재배 시 발생하는 메탄을 저감하기 위해 올해부터 연구를 시작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저감 논의가 가속화되고 있고, 그에 발맞춰 농업 분야에서 재배면적이 가장 많은 벼에 대해 온실가스 저감 재배기술 개발을 연구테마로 우선적으로 설정했다. 

농업기술원은 며칠간 물을 뺀 다음 다시 자동으로 관개하는 스마트 물관리 기술, 무경운, 무써레 기술 개발로 물 사용량과 메탄 발생량을 줄이고, 또 담수기간이 짧은 조생종 벼 재배법 개발에 돌입했다. 또 위성영상을 이용한 벼 작황 산출과 예측, 정지궤도 위성을 활용한 대기변수 산출 등 항공우주연구원과의 공동연구도 계획하고 있다.

또한 내년부터 농촌진흥청과 공동으로 지구온난화로 인한 폭우·저일조·고온 등 극한기상 발생빈도 증가, 농기계와 농자재 형태 변화 등을 반영한 벼 표준재배기술 재설정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도복과 수발아에 약한 단점을 보완한 ‘강대찬’ 품종의 우수성을 유지하면서 그동안 문제로 지적된 밥맛을 개선한 ‘신동진’ 대체 품종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기존 중만생종 위주의 품종 육성에서 조생종, 중생종, 찰벼 등 다양한 우수한 계통을 선발해 지역적응성 검정을 추진 중이며, 전남지역에 알맞은 우수 품종도 지속적으로 육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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