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풍속도가 변하고 있다. 명절에 고향을 방문하는 대신 휴식을 취하거나 여행을 떠나는 국민들이 많아졌다. 여행, 숙박업계는 각종 프로모션을 선보이며 모처럼 명절 특수를 누렸다. 반가운 가족을 만날 기대보다는 여행에 대한 설렘이 더 커지는 설날 풍경이다.

올해 설 연휴에도 100만명이 넘는 국민이 해외로 떠났다. 동남아에서 설 연휴를 보냈다는 여행객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을 정도란다. 내수시장은 명절 대목이 사라진 지 오래, 이젠 여행사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면서 한 국내 여행사는 최대 400% 이상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한다.

여타 여행업계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그동안 코로나19로 발목이 묶여있던 여행객들이 보상이라도 받는 듯하다. 길든 짧든 연휴에 여행을 떠나려는 건 이젠 자연스러운 사회적 현상이 돼 버렸다. 한편으로는 북적대는 고향의 설 풍경이 사라져 가는 게 씁쓸하다.

귀성 대신 여행을 계획한 자식들을 반대할 부모는 없다. 어쩌면 고향에서 오매불망 자식을 기다리는 부모들도 전이 아닌 공항에서 소화물을 부치는 명절을 한 번쯤은 상상해 봤을지도 모를 일이다. 세태를 거스를 수 없다면 기꺼이 받아들이되 부모님과 함께 여행을 계획해 보는 건 어떨까. 조금이라도 건강할 때 좋은 추억을 쌓을 수 있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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