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땅 만주 남부가 콩 원산지
콩 기능성분이 암세포 증식 저해...
​​​​​​​정상세포 분열 촉진해 ‘항암효과’

■ 박보경의 요리명가 제철&건강 레시피

박보경 Scook청담요리학원 대표
박보경 Scook청담요리학원 대표

우리나라 음식의 특징은 ‘양념문화’입니다. 양념은 음식의 맛을 결정하며 향을 돋우거나 잡맛을 제거해 좋은 음식을 만드는 데 쓰이지요. 양념에는 마늘, 파, 생강, 고춧가루, 소금, 깨소금, 식초, 후춧가루, 참기름 등이 있고, 장류로는 간장, 된장, 고추장 등이 있습니다.

음식의 맛을 좌우하는 첫 번째 요소는 ‘간’이라고 할 수 있지요. 장은 모든 맛의 으뜸이라 해 여러 음식에 간을 쳐서 맛을 내는 것이므로 ‘음식 중의 제일’이라고 합니다. 이렇듯 한식에서는 ‘장’이 음식 맛을 좌우하는 중요한 조미료라 할 수 있지요.

선사시대에 부여는 콩의 명산지였습니다. ‘삼국사기’에 신라 신문왕 3년에 왕비를 맞이할 때의 납폐품목에 장·시(메주) 등이 등장했던 것으로 보아 콩이 원료인 발효식품, 된장은 오랜 과거부터 우리 식생활에서 기본적인 양념재료로 쓰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쌀, 보리 등 곡식을 주식으로 삼고 있는 우리나라는 단백질 급원 식품인 콩을 이용해 부족한 영양을 보급해 왔지요. 된장과 간장이 실제로 구분되는 것은 조선시대에 들어서면서부터이며 당시 고조리서에는 간장과 된장을 담그는 법부터 조리법까지 상세하게 기록됐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 민족들은 언제부터 메주를 쑤어 왔을까요?

우리 콩의 원산지는 만주 남부입니다. 만주 남부는 맥족의 발생지, 고구려의 옛 땅이니 콩의 원산지는 우리나라인 것이지요. 콩 재배 관련 다양한 문헌과 고고학적 자료 등을 통해 약 4천여년 전부터 재배해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듯 콩 문화의 발상지인 우리나라는 오래전부터 콩으로 메주를 쑤어 장을 담가왔지요. 된장의 유래를 보면 우리 장이 중국에도 전래돼 중국인들 사이에서 고구려인은 발효식품을 잘 만든다고 해 ‘장양을 잘한다’는 기록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된장 만드는 법은 8~9세기경 일본으로 전파됐고, 조선시대의 ‘증보산림경제’에 등장해 오늘날까지도 우리 한식의 기본 식품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된장은 ‘땅에서 나는 소고기’라 불릴 정도로 단백질, 지질, 탄수화물과 각종 비타민과 무기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습니다. 콩에 함유된 제니스테인이 암세포의 증식을 저해하고 감소시킵니다. 또 정상 세포의 분열을 촉진시켜 항암효과를 냅니다. 단백질이 풍부하며 지질의 대부분이 리놀산과 리놀레산인 불포화지방산으로 혈관 벽에 콜레스테롤이 쌓이는 것을 방지하며 쌓인 콜레스테롤을 녹여내는 작용이 있어 동맥경화 예방에 도움을 주지요.

비타민E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어 우리 몸에서 지방질의 항산화작용으로 노화를 방지하며, 그 외 골다공증 예방, 치매예방 등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예로부터 장 담그기와 김장은 ‘인가일년지대계’(人家一年之大計)라 해 연중 가장 큰 행사였지요. 가족이나 이웃이 함께 나눔의 정신을 실천함으로써 공동체 결속력을 강화시켜 유네스코 인류 무형유산으로 등재까지 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음식문화입니다.

오랫동안 우리 음식의 맛을 한층 더 살려준 우리 장, 올해 좋은 기운을 담아 함께 장을 담그며 식구들의 건강과 입맛을 챙겨보면 어떨까요.

간장 담그기

▲재료 및 분량
-메주 소두 2말(8덩이: 1덩이는 빻아서 된장 가를 때에 사용한다), 물 60ℓ, 소금 13㎏, 백탄(숯) 1덩이, 건고추 10개, 대추 20개, 통깨 2큰술

▲만드는 법
①메주는 솔로 비벼서 깨끗하게 씻어 햇볕에 말린다.

②항아리는 깨끗이 씻어 끓는 물로 소독해 말려둔다.

③고추, 대추는 깨끗이 닦아 물기를 말린다.

④소금을 물에 잘 풀어 녹인 후 체에 면보를 깔고 걸러 놓는다.(염도 18% 정도로 맞춘다)

⑤항아리에 메주 7덩어리를(한 덩어리 1.9㎏) 차곡차곡 넣고 소금물을 붓는다.

⑥숯은 불을 붙여 항아리에 넣고 대추, 고추, 통깨를 넣어준 후 대나무로 눌러준다.

⑦면보로 항아리를 싸고 뚜껑을 덮고 3일 후부터 햇볕을 자주 쬐면서 60일 정도 둔 다음 건더기를 건져내고 간장은 고운 체에 받쳐 저장한다.

TIP. 좋은 메주 고르는 법
-메주 가운데가 움푹 들어갔거나 색이 검으면 썩은 메주다. 속이 검게 피면 아플라톡신 등 독소들이 생긴다.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절대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단단해야 겉이 잘 마른 좋은 메주다.(겉면이 축축하고 물렁한 메주는 속에 잡균이 들어가서 부패했을 가능성이 크다)

-표면이 깨끗하고 속이 잘 띄워진 것(발효된 것)이 좋은 메주다. 대부분 표면에 곰팡이가 붙어 있는 것이 좋은 메주라고 알려져 있지만, 그 곰팡이는 건조를 잘못시켜 만들어진 잡균에 의한 곰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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