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민 한국농산어촌네트워크 CEO

지자체는 정부 공모사업이나

정책을 분석해 지역맞춤형 

청년정착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지역으로 유입되는 창업가들이 

잘 정착하도록 지역 사회와 

사회적 관계망을 구축하는데 

필요한 행정적인 지원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 

 

우리지역에 없는 사업이라면 

부처의 사업을 연결하도록 노력하고

타 부처 사업을 우리 지역의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함께 기획하는 협업이 필요...

김소민 한국농산어촌네트워크 CEO
김소민 한국농산어촌네트워크 CEO

새해를 맞아 기쁜 소식을 받았다. 2023년에 우리 회사가 운영한 시골언니프로젝트라는 청년여성 농촌교육 프로그램의 수료자가 서울생활을 마치고 강원특별자치도로 이주한다는 소식이다. 강원도의 18개 시·군 중 10개 시·군이 이미 지방소멸이 진행되거나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통계가 확인된 가운데, 인구소멸 위기지역 특화 관광과 체류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지역으로 오는 청년 창업가가 반갑기만 하다. 

저출생, 고령화, 지방소멸은 우리 농산촌이 대면한 현실을 압축적으로 설명하는 키워드가 된 지 오래인데 이 복잡한 문제를 풀어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인구의 유입이다. 최근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이 생활인구, 관계인구 등의 개념을 적용해 다양한 지원과 정책사업을 고민하고 있지만, 농산촌의 활력과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우리가 집중해야 하는 인구는 ‘창업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창업가다. 단순히 놀러 오는 정도가 아니라 지역의 자원을 바탕으로 일자리와 경제적, 사회적가치를 창출하는 창업가정신을 가진 사람들이 올 수 있도록 구체적인 기획과 적극적인 행정이 필요하다.

농산촌 지역의 소멸위기 극복과 창업가 육성을 위해 정부와 공공기관에서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사업들이 더 큰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지역과 민간에서도 이러한 창업기반 청년 정착사업에 관심을 기울이고 협업할 수 있는 부분들을 적극 찾아 실행하고 추진해야 한다. 지자체는 정부의 공모사업 또는 정책을 분석해 지역 맞춤형 청년 정착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지역으로 유입되는 창업가들이 잘 정착하도록 지역 사회와 사회적 관계망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행정적인 지원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 

농산촌으로 정착하는 청년 창업가에게 일반창업에 비해 더욱 중요한 요소는 사회적 관계망이다. 이미 많은 창업에 관련된 연구들을 통해 외부자원을 끌어들일 수 있는 네트워킹과 지역사회에서의 지지는 창업의 성공요소로 매우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그러나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개방성을 가진 농산촌 소통방식과 문화는 이 분야에 경험이 부족한 청년 창업가들에게 해석하기 어려운 부분으로 작용할 수 있다. 사회적 언어를 탐색하고 분석해서 정착에 필요한 사회적 네트워크를 청년 스스로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시골언니프로젝트는 농산촌의 사회적 관계망을 먼저 수립한 후에 정착을 계획하는 청년 정착의 대표적인 지원사업이다. 영농기술 또는 비즈니스모델에 특화된 기존의 귀농·귀촌 교육이나 창업교육과는 달리 청년 여성들에게 농업·농촌에 대한 탐색 기회를 제공하고 향후 정착에 필요한 사회관계망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산림청 역시 산림교육원의 산림청년창업교육과정과 한국임업진흥원의 산촌청년 프로그램을 운영해 청년들이 산촌문화를 탐색하면서 창업모델을 설계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들은 중앙정부나 공공기관 수준에서 끝날 것이 아니라, 지자체에서 우수한 농·임업 분야의 기업, 청년창업가 집단을 발굴해 지역특화사업들을 추진할 수 있어야 한다. 지역 기업, 민간단체, 먼저 정착한 청년·여성 농업인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그들의 아이디어를 현재 지자체 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지역에 없는 사업이라면 부처의 사업을 연결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타 부처의 사업을 우리 지역의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함께 기획하는 협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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