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 농식품신유통연구원장

온라인도매시장은 새 유통경로...

우려도 많지만 새 판로로서 

농업인의 소득 증대에 

도움을 줄 수도 있어 기대

이를 전략적으로 잘 활용하는 

농업인과 산지조직에는 

큰 도움이 되겠지만 

준비가 미흡한 조직은 

큰 이득이 안 될 수 있어...

온라인도매시장의 장점과 

한계를 잘 이해하고 

새로운 판로로서의 기회를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

김동환 농식품신유통연구원장
김동환 농식품신유통연구원장

지난해 11월30일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이 출범했다. 온라인도매시장은 일정 요건을 갖춘 다양한 판매자와 구매자가 시·공간 제약 없이 24시간 자유로운 거래가 가능한 전국단위 시장이다. 온라인도매시장에서 상품거래가 체결되면 산지에서 구매처로 직배송돼 오프라인 도매시장에 비해 유통단계가 축소되고 유통비용도 절감되는 등 물류 최적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생산자는 기존 거래선을 유지하는 가운데 새로운 출하처를 확보할 수 있고, 구매자도 플랫폼에서 합리적 가격으로 농산물을 조달할 수 있다. 

정부는 온라인도매시장 조기 안착을 위해 거래 상품 품질관리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 우선 대규모 물량 공급과 품질관리 역량을 고려해 출범 시 판매자 자격요건을 연 거래 규모 50억원 이상 생산자단체·법인으로 설정했다. 품목, 수량 등 기본정보 외에 당도·산도, 색택, 크기 등 상세한 품질정보를 함께 제공한다. 품질 관련 분쟁이 발생할 때는 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해 조정할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출범 초기에는 과일, 쌀, 계란, 돼지고기 등 38개 품목을 판매하고 이후 가공식품 등 품목을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7년까지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 규모를 3조7천억원 규모까지 키운다는 목표를 세웠다. 

상품 거래는 온라인에서 하고 물류는 산지와 구매자 간 직접 이뤄져 오프라인 도매시장보다 효율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사업자 간 B2B 거래를 중심으로 하는 온라인도매거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B2C 전자상거래에 비해 매우 어려운 과제다. 특히 기존 오프라인 도매시장에 비해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가 여부가 성패 요소다. 온라인도매시장의 물류비용은 구매자가 차량단위로 구매할 때는 이점이 있으나 소량 구매 시 오히려 오프라인 거래에 비해 높아질 수도 있다. 따라서 중소 규모 구매자도 물류비에서 이점을 느낄 수 있도록 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물류체계를 개선해야 한다. 

온라인도매거래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은 농산물 품질의 균질성이다. 신뢰성 있는 출하자의 발굴과 육성은 물론, 품질의 균질성을 담보할 제도적 장치 도입과 출하규격과 품질 등급을 온라인에 적합하게 세분화시키고 수정해 품질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고, 온라인도매시장 자체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도 필요하다.

생산자들이 온라인도매시장을 출하 기회로 적극 활용하려면 먼저 농협, 농업법인 등 조직화를 통해 출하 규모를 키우고 엄격한 품질관리를 통해 구매자의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개인 출하를 지양하고 농가들이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한 농협, 농업법인의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 출하상품 표준화·규격화를 통해 균질한 상품이 대량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아울러 산지조직들은 신품종 도입으로 상품을 차별화하고, 유튜브, SNS 등으로 브랜드가치를 높여야 한다. 특히 온라인 거래 시 품목별로 품목, 품종, 배송기간, 출하자 등 기본정보는 물론 인증여부, 운송정보, 영양과 품질관련 사항, 지역 정보 등을 면밀히 표시해 구매자들이 양질의 상품을 선택하는 데 도움을 줘야 할 것이다. 

온라인도매시장은 새로운 유통경로다. 우려되는 점도 많지만 새로운 판로로서 농업인의 소득 증대에 도움을 줄 수도 있어 기대가 된다. 이를 전략적으로 잘 활용하는 농업인과 산지조직에는 큰 도움이 되겠지만 준비가 미흡한 조직은 큰 이득이 돌아가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농업인들과 산지조직들은 온라인도매시장의 장점과 한계를 잘 이해해 새로운 판로로서의 기회를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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