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졸업시즌이 돌아왔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줄줄이 행사가 취소, 비대면으로 전환되면서 화훼업계는 큰 시련을 겪었다. 자잿값 상승에, 난방비 인상으로 그간의 어려움을 보상이라도 하듯 화훼농가는 이날만 학수고대했을 것이다. 그런데 오랜만에 마스크를 벗은 홀가분한 대면 졸업식장에 꽃향기로 가득 찰 기대감보다는 근심이 더 크다.

올해 꽃다발은 소매점에서 5만∼9만원대, 온라인상에서도 최소 5만∼6만원대로 판매되고 있다. 꽃다발 가격이 금값이 되자 꽃집이 아닌 중고거래사이트에서도 재활용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 반값 또는 그 이하의 가격으로 거래가 성행하고 있다. 

‘졸업식에서 잠깐 사진 촬영용으로 사용했어요’ ‘6만원짜리 꽃다발 2만원에 드립니다’란 제목으로 졸업식·기념일에 선물을 받았거나 구매한 꽃다발을 판매한다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소비자들은 고물가 시대에 반값 꽃다발 중고거래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늘어난 생산 원가에 한철 대목을 기대한 화훼농가는 이 또한 악재다. 누구를 탓할 수도, 원망할 수도 없는 일. 

또 다른 시작을 알리는 아쉬움과 설렘이 있는 자리에 늘 꽃이 함께했다. 꽃 한 송이일지라도 여러 사람의 노고와 정성이 헛되지 않도록, 전하는 이의 마음과 향기마저 중고로 평가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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