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여농이 뛴다 – 강원 횡성 이은경 수지애농장

“와 딸기 냄새 좋다!”

강원도 횡성군 우천면 수지애농장의 시설하우스 문을 열고 들어온 가족단위 방문객들이 감탄사를 내뱉는다. 방학을 맞은 아이들에게 딸기체험농장은 향기로운 놀이터다.

이은경 수지애농장 대표는 딸기재배는 판로가 50%를 차지한다며 농촌체험학습과 마케팅에 역량을 적극 발휘하고 있다.
이은경 수지애농장 대표는 딸기재배는 판로가 50%를 차지한다며 농촌체험학습과 마케팅에 역량을 적극 발휘하고 있다.

귀농 3년차…딸기체험농장 운영해 ‘승승장구’
발로 뛰며 판로 넓히고 마케팅·유통 나서

귀농 3년차 새내기 농사꾼
지난해 처음 딸기묘를 심은 새내기 여성농업인 이은경 대표(우천면생활개선회 회원)는 쌍둥이 딸 수아·지아의 이름 앞머리를 딴 농장명을 짓고 체험학습 운영에 나섰다. 귀농계획부터 작목 선택, 재배, 판로 개척, 체험학습, 딸기잼 가공 등이 3년 만에 진행됐다.

“20년을 내다보고 귀농을 준비했어요. 양가 부모님이 농업인이 아니어서 반대에 부딪치기도 했죠. 그래도 레스토랑 셰프였던 남편은 농산물 손질에 익숙했어요.”

이 대표는 2022년 농림축산식품부 청년농업인 영농정착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경남 창원의 신혼집을 정리하고 시댁이 있는 원주와 횡성에서 농지를 알아봤다.

횡성에서 우천면 양정리는 볕이 고르게 들어 지명도 양지(陽地)를 뜻한다. 부부는 지하수가 깨끗하다는 이유로 연고 없는 이 마을에 터를 잡았다. 횡성지역 최초의 수경재배 딸기농장으로 이름을 알렸다.

철저한 분업으로 수익 창출
강원지역은 산간지방에 밤낮 기온차가 커 딸기를 재배하는 농가가 극소수다. 이 대표는 인근 충북 제천에 딸기농가가 많다는 점을 조사하고, 횡성에서의 딸기재배 꿈을 키웠다. 아래 지방에 비해 난방비가 많이 들고, 수확량이 적게 나오는 대신 지역 내 소비에 주력했다.

“비교적 재배하기 쉬운 ‘설향’딸기는 농업 입문자에게 맞춤품종 같아요. 품질은 좋은데 수량이 적어 로컬푸드매장, 학교급식, 지역 베이커리카페 등에 납품합니다.”

이 대표는 원주의 한 딸기농장 멘토에게서 컨설팅을 받았다. 딸기는 재배가 50% 판로가 50%를 차지할 만큼 유통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사실을 지침으로 삼게 됐다고.

“남편이 재배하면 마케팅과 유통, 체험학습은 저한테 달려있어요.”

체험학습장은 시설하우스 3개를 연동으로 구축해 탁 트인 시야에 넓고 쾌적했다. 입구에는 음료를 마실 수 있는 테이블과 의자, 아이들이 뛰어 놀 인조잔디와 장난감이 조성돼 있다.

“어른들은 커피 마시고 멀리 딸기밭만 바라봐도 ‘힐링 된다’고 말하기도 해요. 농촌만이 주는 쉼과 정서가 있죠.”

딸기체험농장에는 아이들이 뛰어 놀 인조잔디와 장난감이 진열된 공간이 조성돼 있다.
딸기체험농장에는 아이들이 뛰어 놀 인조잔디와 장난감이 진열된 공간이 조성돼 있다.

농업은 퇴근 빨라서 ‘만족’
이 대표는 농사 첫해에 8천만원의 소득을 올렸다고 전했다. 지난해는 딸기재배에 집중하느라 체험학습장도 본격적으로 조성하지 않고 하우스 6동에서 체험학습을 시범 운영한 성과라고 한다. 그는 올해부터 체험학습 규모를 확대한 만큼 소득도 늘어날 것이라 예측했다.

“딸기철이라서 주말 없이 일하고 있지만, 오후 4시면 퇴근해서 항상 저녁이 있는 삶을 살고 있어 만족스러워요. 휴일도 상사에게 허락을 구하지 않고 농장주 맘대로 정할 수 있으니까 힘들어도 마음에 여유를 갖게 됩니다.”

그는 또래 친구에게 귀농을 추천할 수 있겠냐는 기자의 질문에 “도전해볼 만한 직업”이라며 환히 웃었다.

■ 내가 추천했어요~ - 원정숙 생활개선횡성군연합회장
“생활개선회가 청년여성 정착 도와야”

원정숙 한국생활개선횡성군연합회장
원정숙 한국생활개선횡성군연합회장

-귀농한 이은경 대표에게 처음 말을 건 주민이라고.
양정리 마을에 온 이은경 대표가 반가웠다. 젊은 인재가 마을에 들어온다는 건 희망이 있는 거다. 인상이 밝고 열정적인 이 대표의 모습에 40여년 농사지은 나 스스로에게도 활력이 됐다. 젊은 사람이 단체활동을 같이하면 농촌 정착에 훨씬 좋겠다는 생각에 생활개선회를 소개하고 가입을 권유했다.

- 초보 농사꾼에게 생활개선회의 역할은.
횡성 양정리에서 태어나서 한평생 농사를 지었다. 생활개선회에 젊은 회원들이 들어오면 기존 회원들이 부녀회장 등 마을리더들을 연결해주는 중심역할을 할 수 있다. 회원들이 농촌여성리더로서 지역에서 능동적으로 활동해보길 추천한다.

- 생활개선횡성군연합회는.
최근 횡성휴게소에서 횡성군연합회가 직거래장터를 열어 수익금 100만원을 불우이웃 성금으로 기탁했다. 그 때 이 대표가 농사지은 딸기를 장터에 가져가 팔아줬다. 횡성에서도 딸기를 생산하고 휴게소 근처에서 딸기체험농장도 운영하고 있다고 홍보했다.

다른 지역도 사정이 비슷하겠지만 우천면생활개선회 회원 연령대가 60~70대로 고령이다.

농사경력이 많은 회원들이 새로 유입된 청년여성들을 보듬고 이끌어줘야 한다. 이 대표가 횡성농업인으로 일취월장 성장해나갈 수 있도록 응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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