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실 노크 – 박신애 건국대학교 바이오힐링융합과 교수

박신애 교수(사진 앞줄 가운데)는 건국대학교 식물환경보건연구실 멤버와 함께 식물치유의 길을 개척하고 있다.
박신애 교수(사진 앞줄 가운데)는 건국대학교 식물환경보건연구실 멤버와 함께 식물치유의 길을 개척하고 있다.

식물 매개의 치유농업 객관적 데이터 입증
그린디지털케어 개척하며 산업화 기틀 마련

실내를 식물로 꾸미는 ‘플랜테리어’, 반려식물을 가족같이 돌보는 ‘식집사’, 식물의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는 ‘풀멍’은 이제 낯설지 않은 말이 될 정도로 반려식물은 생활 속 깊숙이 자리 잡았음을 의미한다.

박신애 교수는 건국대학교 식물환경보건연구실 연구진과 함께 생산에 국한된 원예학을 심신 건강을 증진해 삶의 질을 높이는 예방의학의 한 분야인 원예치료 그리고 그린디지털케어라는 새로운 길로 개척하는 선구자다.

치유농업 매개로 스트레스 감소 ‘유의미’
2020년 제정된 ‘치유농업 연구개발 및 육성에 관한 법률’이 2021년 시행에 들어가면서 2022년 치유농업 전문인력인 치유농업사가 최초로 배출됐다. 제1차 치유농업 육성 종합계획(2022~2026)이 제정됐고, 올해 6월 우수 치유농업시설 인증제 도입도 앞두고 있다.

생산유발효과 2545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1349억원으로 평가되는 치유농업에서 반려식물은 핵심 치유자원으로 신뢰할 만한 객관적인 데이터 수집이 중요한 가운데, 박신애 교수도 치유농업의 신체적 치유 매커니즘 연구에 힘을 보태고 있다.

그는 농촌진흥청의 치유농업 5년 연구과제로 대상자별 맞춤형 치유농업 프로그램 개발과 효과 규명을 수행하고 있는데, 최근엔 성인을 대상으로 당일형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통해 스트레스와 우울, 불안 개선의 효과를 입증해냈다.

“하루 동안 정원을 가꾸고 수확을 하고 식물과 교감하는 활동을 통해 주관적 활력과 회복력은 높아지고 불안과 우울은 떨어지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주먹구구식이 아닌 건국대학교 공대 연구팀과 합작해 스마트 디바이스를 통해 정신건강 증진에 치유농업의 효과를 밝혀낸 것이죠. 맞춤 프로그램 보급으로 국민들의 건강증진과 함께 치유농업의 저변을 확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박신애 교수는 당일형 치유농업 프로그램의 효과를 연구하고 있다.
박신애 교수는 당일형 치유농업 프로그램의 효과를 연구하고 있다.

그린디지털케어 분야 개척
박신애 교수는 생산에 국한하던 원예학을 원예치료 분야로 확장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다. 국제 인간식물위원회 IPCC(International People Plant Council) 위원장을 맡으며 우리나라 위상을 높이고 있는 그는 2018년 그린디지털케어를 표방한 그린포러스를 창업하는 쉽지 않은 도전에 나섰다.

“최초로 대학원 과정으로 치유농업에 특화된 곳이 바이오힐링융합과를 통해 좋은 인재들이 배출됐지만 진로가 마땅치 않아 직접 창업을 하게 됐습니다. 식물환경보건연구실 멤버 10명과 그린포러스 4명에 파트타임 인원까지 합치면 20명을 책임지는 자리에 있다 보니 부담도 되지만 성과는 큽니다.”

그린포러스는 식물을 뜻하는 그린과 ICT기기를 통한 디지털, 치유를 지향하는 케어를 합쳐 초․중․고생과 대학생까지 코딩을 통한 식물재배의 경험으로 스마트팜 기술을 구현하는 교구를 개발했다. 창업 후 3천명이 넘는 대상자에게 코딩과 식물재배의 융합교육의 성과를 확인했다. 거기다 식물과 코딩교구가 합쳐진 플랜투이노도 출시했다.

플랜투이노는 기본적으로 코딩으로 스마트꽃 재배기로 광(光)주기 조절하기, 아쿠아포닉스로 반려식물과 반려물고기 동시에 키워보기 등 8가지 시리즈가 개발돼 있다.

박신애 교수는 지난달 전국 최초로 반려식물 조례안을 제정한 경기도의회 의뢰로 경기도 치유농업 프로그램 활성화 방안 연구용역을 마쳤다. 관련연구는 많지만 사업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부족한 현실을 지적한 그는 성인과 아동·청소년 대상으로 각각 유형화해 생애주기별 전 연령 서비스 실시를 제안했다.

“내 몸과 마음을 살리는 식물치유는 최고의 비약물 처방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식물치유를 통한 원예치료의 파이를 키워나가면 화훼농가, 치유농장주 등 관련농가 소득은 물론이고 관련학과 전문인력 양성 등의 산업화 기틀의 초석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