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실 노크 - 장수지 전라북도농업기술원 농업환경과 연구사

“제한된 면적에서 집약재배를 하려면 연작재배가 필연적일 수밖에 없죠. 그러나 연작재배는 선충의 피해를 피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선충에 의한 뿌리 피해는 작물을 뽑아내지 않는 이상 정확한 진단도 힘들어요. 또한 선충에 의한 피해를 병에 의한 것으로 오인해 진단하는 경우가 많아 약제를 잘못 선택하는 바람에 방제 효과가 없고 시간과 경제적 비용을 낭비하기도 하죠. 그런 낭비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선충 발생실태 조사부터 작물별 주요 선충 종류 파악, 피해 증상 영상 확보 등 기초자료를 수집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충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경제적 밀도 허용 수준과 방제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장수지 전라북도농업기술원 농업환경과 연구사(36)는 지역특화작물의 선충 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꾸준한 기초자료 수집과 방제기술 개발 등에 앞장서 오고 있다. 장 연구사는 특히 작물별 기생선충의 지리적 발생 분포, 빈도, 피해 분석 등을 통한 기초적인 위험성 평가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장수지 전북도농업기술원 연구사
장수지 전북도농업기술원 연구사

 

특화작물 문제 선충 위험성평가 연구 집중

선충 정밀분포지도 제작해 지역농가에 제공

적기정확 자료 제공으로 방제·생산안정 도움

재배환경·조건에 따라 선충 다양
“선충과 관련해서는 기초자료가 매우 부족한 실정입니다. 또한, 선충 방제법은 작물, 토양, 환경, 재배법 등 재배조건과 선충의 종류 등에 따라 방제효율이 다르고, 시설재배지의 연작, 재배기술의 미흡으로 인해 방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지요.”

주요 자료에 의하면 세계적으로 식물기생선충은 4100종이 넘는 것으로 보고돼 있고, 농작물의 피해액은 연간 80억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국내에서는 12과 42속 133종의 식물기생선충이 보고돼 있는데, 지구온난화로 연평균 기온이 상승하면서 선충 증식과 확산 속도가 가속화돼 작물 수량 감소, 품질 저하 등의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 

“전북지역의 특화작물 중 하나인 땅콩 재배면적은 625㏊로 전국의 15.3% 수준이며, 생강 재배면적은 296㏊로 전국의 14.8%를 차지합니다. 그렇지만 땅콩과 생강은 생육과 수량에서 연작피해가 매우 큰 작물로, 다양한 식물기생선충 감염으로 인한 피해가 큰 상황입니다.”

특히 생강은 국내 소비량을 충족시키기 위해 중국에서 구근을 대량으로 수입하고 있는데, 식물 검역 과정에서 뿌리혹선충과 뿌리썩이선충이 검출되고 있다고 장 연구사는 우려한다.

선충 저항품종 선발과 억제재배법 연구
장 연구사와 동료들은 지난해까지 3년간 전북지역 땅콩재배지 66지점의 땅콩과 생강에 피해를 주는 기생선충에 대한 종류별 지리적 발생분포, 발생빈도, 피해 분석 등을 포함한 위험성 평가 연구 수행했다. 

“연구 결과 18지점이 식물기생선충에 감염돼 있었으며, 식물기생선충이 발생된 지점은 대부분 평균온도가 높은 평야지와 중간지 부분이었습니다. 재배 시기별 식물기생선충의 발생양상을 조사한 결과 7∼8월에 발생이 많았지요. 연작재배지에서는 식물기생선충 중 뿌리혹선충이 우점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사질토에서 그 밀도가 높았습니다. 생강재배지에서 발생하는 우점종은 뿌리썩이선충으로 양토에서 밀도가 높았습니다.”

장 연구사는 이 같은 품종별 현장 감염 상황에 기반해 뿌리혹선충 저항성 품종을 선발했고, 이를 바탕으로 녹비작물을 이용한 선충 감염억제 연구를 추진 중이다. 이 연구결과는 지속적인 발생분포 조사와 지역에 맞는 체계적인 종합관리기술 개발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땅콩과 생강의 주요 문제 선충 발생실태 조사결과를 정밀분포지도로 제작해 해당 지역 농가에 정보를 제공하고, 교육자료나 현장 컨설팅 자료로도 활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역별 특화작물 문제 발생에 대한 DB구축으로 피해 종을 대한 농업기술길잡이에 수록함으로써 뿌리혹선충과 뿌리썩이선충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연구성과는 학술보고를 통해 향후 방제약제 등록의 기초자료로 쓰일 예정입니다.”

특화작물별 방제법 지속 개발
장 연구사는 이 밖에도 그동안 연구했던 결과를 관련 연구기관들과 함께 책자로 발간해 선충 피해를 최소화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도록 지원해왔다. 현재는 전국 생산량 1위인 상추에 기생하는 선충에 대한 연구와 국내에 보고되지 않은 종을 발견하고, 이에 방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도내 주요 지역특화작물을 순차적으로 선정하고 이들 작물에 발생하는 식물기생선충의 종류와 피해를 구명해 문제 선충의 정밀분포지도를 제작하는 등 해당지역 농가의 작물 안정 생산을 계속해서 뒷받침할 것입니다. 그리고 효과적인 방제 약제와 생육 중 처리가 가능한 천연물질(미생물 등)을 탐색하고, 경제적 피해한계 수준을 구명해 정확한 방제법을 적용함으로써 잦은 약제 처리로 인한 비효율적 요소를 줄여 농가소득 증대에 힘을 보탤 생각입니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