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광희 칼럼 - 누리백경(百景)(310)

<올드 랭 사인(Auld Lang Syne)>은 지금으로부터 235년 전인 1788년, 스코틀랜드 사람들로부터 ‘쟁기질하는 시인’ ‘국민시인’으로 불린 스코틀랜드 시인 로버트 번스(Robert Burns, 1759~1796)가 쓴 시다.

정확히 영어로 표기하면, ‘올드 롱 신스(Old Long Since)’로 ‘그 후로 오랜만에’ 또는 ‘아주 아주 오래된~’이란 뜻이며, ‘좋았던 옛날’로 의역하기도 한다.

이 시가 스코틀랜드 전통민요의 선율에 실려 해마다 한 해를 보내며 부르는 세계인 모두의 ‘송년의 노래’ ‘이별의 노래’가 됐다.

‘지난 일은 모두 잊혀/결코 기억될 수 없는 것일까?/지난 일은 모두 잊히니/그리운 옛날이여~(코러스)’(Should old acquaintance be forgot/and never brought to mind?/Should old acquaintance be forgot, and old lang syne~/chorus) ‘이제 우리 한 잔의 다정함으로 좋았던 옛날을 위해 축배를 들자~’

(We’ll take a cup of kindness yet, for auld lang syne.)

# 흡사 밤안개가 자욱이 끼어 흐르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 곡은, 1929년 캐나다 태생의 지휘자인 가이 롬바르도의 밴드 ‘로열 커네이디언즈’가 뉴욕의 신년 전야파티(송년 파티)에서 연주하면서 유명해졌다. 그 이후 팝, 컨트리, 디스코, 폴카로 편곡돼 지금까지 전 세계인의 사랑을 널리 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팝으로 히트한 것이 흑인 5중창단 지-클렙스(G-Clefs)가 부른 <아이 언더스탠드(I Understand-Just How You Feel)>이다.

이 노래는, 떠난 님을 이해한다면서도 마음이 바뀌면 다시 내게로 돌아오라고 호소하는 내용으로 돼 있다. <올드 랭 사인>이 백코러스로 흐른다.

# <올드 랭 사인>을 부른 아티스트들도 부지기수다. -바비 다린, 짐 리브스, 빙 크로스비, 줄리 앤드루스... 등등. 그뿐만 아니라, 이 노래는, “천부여, 의지없어서 손들고 옵니다~”로 시작되는 <찬송가>로도 불리고 있다.

특히 이 노래의 멜로디는 일제강점기에 우리의 <애국가> 가사가 제 곡조를 얻지 못하고 있을 때, 그 멜로디를 빌어 애절하게 부르기도 했던 아픔이 서려있기도 하다.

무학자에 가난뱅이였던 시인 로버트 번스는, 어려서부터 가난이 짐 지워 준 과도한 노동과 곱사등이가 된 불편한 몸, 그리고 우울증이 그를 무너뜨려 서른일곱 살에 요절했다.

그러나, 지금은 스코틀랜드 사람들이 ‘가장 그리워하는 위대한 스코틀랜드인’으로 첫손에 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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