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제훈 농촌진흥청 디지털농업추진단장
유전정보와 건강관련 정보를
한데 모으면, AI가 분석해
개인 맞춤형 영양정보를
분석해 낼 수 있다.
개인 맞춤형 영양정보에 기반해
디지털육종으로 맞춤형 품종을
만들어 낼 수 있으며
최적 재배조건을 식물공장에 구현해
유효성분이 규격화된
맞춤형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다.
농산물 식품성분을 표준화해
기능성 식품을 만들면
개인 맞춤형 식단이 된다.
할리우드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는 유전자검사를 받아보니, 가족력에 암 유발 유전자가 있고, 유방암 발병확률이 87%라는 말을 듣고, 38세 때인 2013년에 유방절제술을 받았다. 2년 뒤, 난소에서 악성 종양이 발견되고, 난소암 발병확률이 50%라는 말을 듣고 난소 절제 수술도 받았다. 자신이 건강하게 사는 것이, 동시에 자녀들의 걱정을 덜어주는 일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내일 아침에 농장에 서리가 내릴 가능성이 80% 이상이니 새벽에 방상팬을 틀어주세요”라는 문자는 농민이 받는 문자다. 이를 좀 더 확장해서 “귀하의 유전자 검사 결과를 보니 50대 초반에 위암 발병확률이 80%입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라는 문자를 정부에서 보내주면 어떨까? 인간의 최종 목표라는 ‘건강한 삶’을 먼저 챙겨주는 정부, 그게 바로 디지털플랫폼정부다.
내 건강 관련 정보는 일단 내가 다니는 병원에 가장 많이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질병관리청,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공공기관도 내 의료정보를 갖고 있다. 이러한 정보는 다른 곳에 공유할 수 없고, 남에게 알려줄 수도 없다. 평생 한 번만 검사하면 되는 유전자 검사 정보에는 매우 많은 건강정보를 포함하고 있다. 이렇게 분산된 모든 데이터(병원·공공기관·개인·유전자검사회사)를 모아 관리할 수 있는 법률이 필요하다. 개인이 의료데이터의 주인으로서 주도적으로 관리 가능하고, 이를 통해 모든 데이터가 연결된 디지털플랫폼 위에서 국민, 기업, 정부가 함께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디지털플랫폼정부 구현이 가능하다.
이렇게 자신의 유전정보와 건강관련 정보를 한곳에 모으면, 이를 인공지능이 분석해서 개인 맞춤형 영양정보를 분석해 낼 수 있다. 개인 맞춤형 영양정보에 기반해 디지털육종으로 맞춤형 품종을 만들어 낼 수 있으며, 이를 생산할 수 있는 최적의 재배조건을 식물공장에서 구현해 유효성분이 규격화된 맞춤형 농산물을 생산해 낼 수 있다. 생산된 농산물의 식품성분을 표준화해 기능성 식품을 만들면, 개인 맞춤형 식단이 된다. 식단 취식 결과를 정기적으로 피드백해 개인맞춤형 영양정보를 업데이트할 수도 있다. 이게 바로 디지털플랫폼정부에서 말하는 개인 맞춤형 서비스이고, 이것이 바로 농업의 궁극적인 미래가 아닐까?
정부는 지난해 12월 ‘푸드테크산업 발전방안’을 수립해 푸드테크 전용 펀드 등 투자 활성화, 10대 핵심기술에 대한 R&D 확대, 전문인력 양성, 농업과 푸드테크산업 간 연계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2024년 푸드테크 관련 정부 예산안도 올해보다 63억원 증액한 639억원으로 확대 편성했다. 최근에는 농업과 협력·상생하고 있는 푸드테크기업 임원진들과 농업-푸드테크산업 간 상생 활성화 방안과 푸드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 확대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도 마련했다. 디지털을 접목한 푸드테크가 소규모 농가의 판로 확대를 위해 더욱 긴요하게 활용되고, 개인 맞춤형 서비스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정부가 할 일은 이것만이 아니다. 앞에서 언급한 대로, 병원·공공기관·개인·회사에 분산된 건강관련 데이터를 모아 관리하는 법률도 만들어야 하고, 그 근거 아래서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는 클라우드 시스템도 있어야 한다. 또, 이러한 데이터를 다양한 산업체와 국가가 활용하기 위해서는 표준화가 필수적이다. 거기에, 농업을 농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관련 업종의 단지화, 집적화도 필요하다. 모두 정부가 나서서 마중물이 돼줘야 할 일이다. 이를 통해 디지털플랫폼정부를 구현할 수 있고, 이렇게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했을 때 농업이 국민으로부터 무한 신뢰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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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대 경기도농업기술원장에 성제훈 농촌진흥청 디지털농업추진단장(사진)이 30일 취임했다.성제훈 신임 원장은 전남 해남 출신으로 전남대학교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컴퓨터 영상처리)와 박사(작물 생육상태 계측)를 취득한 후, 1998년부터 농촌진흥청에서 농업 연구직으로 근무했다. 대통령소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미래기술특별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취임식에서 성 원장은 “농업과 관련된 연구와 행정을 계속해 온 만큼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수도권에 위치한 경기도 농업만의 특색을 살려 농업의 산업화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미래농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