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도 한해를 보내면서 전국의 대학교수들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견리망의(見利忘義)’를 선정했다. ‘이로움을 보자 의로움을 잊는다’는 뜻이다. 눈앞의 이익에 사로잡혀 자신의 처지를 망각하고 민생은 외면한 채 싸움판만 벌이고 있는 정치행태를 빗댄 듯하다. 정치란 원래 ‘국민을 올바르게 다스려 이끈다’는 뜻인데 정치인이 앞장서 견리망의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2022년엔 과이불개(過而不改)를 선정했다. ‘잘못을 하고도 고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 잘못의 주체가 사회지도층이며, 잘못을 하고도 고치지 않고 반복하는 것이 더 큰 문제라는 의미다.

한해를 보내면서 부정적인 사자성어보다 한해의 희망을 담고 사회현상을 대변하는 사자성어는 없을까. 내년은 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이 있는 해다. 2024년 새해의 소망을 담은 사자성어로 ‘여민동락(與民同樂)’을 추천하고 싶다. 여민동락은 맹자에서 나온 말로 ‘군주는 백성에게 도움이 되고 백성이 기뻐하는 정책을 펴야한다’라는 뜻이다.

여민동락은 여민락(與民樂)이라고도 한다. 여민락은 세종대왕 시절 궁중음악인 ‘봉래의(鳳來儀)’ 가운데 한곡으로 세종대왕의 백성을 아끼는 마음이 담겨져 있다. 국민을 위한 정치를 펴는 지도자는 국민이 칭송하고 함께 즐거워하겠지만 당선된 후 국민을 저버린 정치인은 이번에 반드시 갈아치워야 한다. 

정치는 국가와 국민의 거울이라 했다. 국민과 더불어 기쁨을 함께 나누는 정치인을 잘 뽑아야 한다. 정치인은 여민동락이란 이 말을 정치좌우명으로 삼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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