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광희 칼럼 - 누리백경(百景)(309)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지난 7월, 북극 동부 시베리아 북쪽에 있는 외해(넓이 100~105㎢)의 해빙(바다얼음)에서 전에 볼 수 없었던 큰 규모의 얼음구멍 ‘폴리냐’가 발생했다!”고 지난 10월6일 밝혔다.

‘폴리냐(Polynya)’는 러시아어로 ‘얼음 속 구멍’을 말한다. 흔히 해빙은 얼어있는 넓은 바다로, 폴리냐는 그 한가운데가 녹아 생기는 비선형 모양의 얼음구멍이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북극은 남극과 달리 대륙(육지)이 아니라 바다로, 사시사철 얼음으로 덮여있다. 북극해빙은 일반적으로 기온이 떨어지는 가을~겨울철에 발생했다가 봄~여름철에 넓이가 줄어드는데, 9월 초 무렵이 크기가 가장 작다. 여름철에 녹지 않고 계속 얼어있는 만년 해빙도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측은, 폴리냐 구멍은 주변 해빙이 보다 넓게 녹아 크기가 더 커질 수 있고, 이 경우 겨울철 한반도에 이상기후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 일반적으로 폴리냐는, 강한 바람과 높은 기온에 의해 육지와 가까운 연안에서부터 녹아들어 가면서 발생한다. 그런데, 이번 폴리냐는 연안에서 떨어져 있는 외해에서 발생했다는 특이점을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 발생의 주된 원인으로는 지구온난화를 든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7월달 전 지구 바다 표면의 온도가 지난해보다 0.3℃ 올라감(18.5℃<18.8℃)에 따라, 그 ‘열화현상’에 의해 따뜻한 바닷물이 흘러들어 해빙이 녹으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7월 해빙의 두께가 1m 이내로 얇아지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같은 현상에서 비롯된 폴리냐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1)겨울철 북극 해빙이 늘어나는 것을 방해할 수 있고, 2)그로 인해 한반도에 영향을 미쳐 겨울철 극심한 한파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114년 전, 미국의 탐험가 로버트 피어리가 17명의 에스키모 원주민, 19대의 썰매, 133마리의 썰매개로 구성된 탐험대를 이끌고 출발해, 일곱 번의 도전 끝에 37일 만에 바다 위 ‘북극점’에 정복의 깃발을 꽂았다.

그 이전에 무려 756명의 탐험가들이 정복의 꿈을 접고 목숨을 잃었던 북극.

그 북극이 육지가 아닌, 깊은 바다라는 사실이 밝혀진 역사도 그리 오래지 않다.

극지 정복은 곧 막대한 부(원유, 천연가스 가치만 172조 달러-우리 돈 20경원)를 가져다주는 만큼, 세계 각국의 정복 경쟁도 치열한데.... 그 북극 한가운데에 지금 커다란 구멍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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