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실 노크 - 홍예지 전라북도농업기술원 파프리카시험장 연구사

홍예지 전북도농업기술원 파프리카시험장 연구사
홍예지 전북도농업기술원 파프리카시험장 연구사

수입품종 대응해 국내환경 적합한 품종 개발
상품성 우수…생산성은 유럽종보다 14% 높아
농가 보급 확대로 로열티 절감 등 경쟁력 확보

파프리카 로열티 유출만 130억원

“종자산업 규모는 세계적으로 약 372억달러, 제2의 반도체로 불릴 정도로 중요한 산업입니다. 이 중 채소작물 중 과채류는 약 19억달러로 36% 이상을 차지하는데, 과채류에 속하는 파프리카는 대부분 다국적기업에서 차지합니다. 국내에서 파프리카 종자 사용으로 해외에 유출되는 로열티는 연간 130억원으로 추정됩니다. 그래서 전북도농업기술원은 여름 수경재배용 파프리카 품종 개발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홍예지(29) 전라북도농업기술원 파프리카 시험장 연구사는 그동안 파프리카 수입 품종 대체를 위해 국내 환경과 시설에 적합한 품종 선발과 육성·보급 등에 각별한 노력을 해오고 있는 연구자다. 국내에 적합한 파프리카 품종 선발에 따른 농가 경영비 절감 등은 자타의 성과로 꼽힌다.

홍 연구사는 ‘파프리카 여름재배 시 미네르바레드 품종의 정식시기별 및 착과절위 처리에 따른 최적 조건 구명’ 등 4건의 학술성과를 비롯해 파프리카 작형별 농가, 국산 품종 재배기술 등 현장 컨설팅, 현장평가회, 영농 활용자료 제작 등 다양한 성과를 이어오고 있다.

“2013년부터 파프리카 유전자원 수집과 우수계통 선발, 조합능력 평가 등을 통해 7품종을 개발하고 맞춤형 재배기술을 확립시켰습니다. 또한 신품종에 대한 농가 지도와 종자 보급 확산으로 파프리카 농가들의 인식 변화가 조금씩 생기고 있어요. 앞으로 파프리카의 안정적인 국산품종 보급체계와 재배기술 컨설팅뿐만 아니라 농가소득 향상, 파프리카 종자산업 발전에도 기여하고 싶습니다.”

국내환경 맞춤형 품종 개발·보급

파프리카는 단일작목으로는 수출 규모가 가장 큰 농산물이다. 하지만 국내에서의 품종 개발은 미미하고 해외 육종회사인 엔자자덴, 라익쯔완 등 다국적기업에 의존하는 현실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재배되고 있는 품종들은 유럽의 기후, 시설 등에 적합한 품종이어서 실질적으로 국내에 잘 맞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맞춤형 국산품종 개발이 필요하다는 게 홍 연구사의 설명이다.

“국내 재배환경에 적합한 품종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먼저 육종 목표인 바이러스, 흰가루병 등 병 저항성과 낮은 국내 하우스에 적합한 형질을 갖고 있는 개체를 선발하는 일입니다. 이후 선발된 개체들에 대한 특성평가(질적형질, 양적형질 등)를 거쳐 유전자원을 확보하고 육성된 순계를 이용해 조합 성능검정을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최종적으로 국산 신품종을 육성하는 것이지요.”

홍 연구사 등의 연구 결과로 전북도농업기술원에서는 파프리카 농가의 소득 안정을 위해 여름재배에서 유럽산 종자를 대체할 수 있는 수경재배용 블로키 타입 6품종(헤스티아, 메티스, 헤라레드, 헤라옐로우, 미네르바레드, 미네르바골드)을 품종보호등록 했다. 또 2021년에는 ‘레아레드’ 품종에 대해 품종보호 출원을 했고, 올해 농가 선호도가 높았던 JBY-6(품종명 레아골드)을 출원할 예정이다. 

“농업기술원에서는 파프리카 국산 품종 확산을 위해 올해 여름재배 지역인 전북 남원, 강원도 철원 등에 2.8㏊에서 재배할 수 있는 양을 보급했고, 겨울재배 농가로 전북 완주지역에 0.2㏊(6천립)를 보급했습니다. 특히, 적색품종인 ‘미네르바레드’에 대한 현장평가회 결과, 숙기가 빠르고, 유럽종 대비 생산성이 14% 높았습니다. 또한, 착과수가 유럽종과 대등하며, 과형이 정방형이고, 키가 작아 낮은 하우스에서도 재배 가능할 것으로 농업인 등 관계자로부터 호평을 받았습니다. 이에 현장에서는 지속적인 국산 품종 확대를 요청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산품종 보급확대로 종자비 절감

파프리카시험장에서 개발된 ‘미네르바레드’ ‘레아레드’ 등 국산 파프리카 품종 보급이 본격화되면 재배농가의 경영비 중 종자비 약 7.8%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파프리카 종합재배기술 확립을 통한 농가 맞춤형 재배기술 보급으로 생산량과 생육이 양호해 농가소득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겁니다. 또한 파프리카 육종기반 구축과 국산 품종 재배 확대에 따른 로열티 절감으로 국내 종자산업 발전과 국가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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