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중계 -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 생활개선·농촌전통문화 과제 발굴 국외연수

베트남 현지인에게 김밥 등 한식 요리법 전수

도자기․목공예마을 견학하며 소득화 과제 발굴

코피아베트남센터서 K-농업기술 자긍심 고취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는 지난 13~17일 베트남에서 국제교류행사를 갖고 최근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우리의 김밥을 현지인들과 직접 만들어보며 한식문화 전파에 앞장섰다. 연수단은 또 베트남 농촌지역의 전통공예마을을 방문해 농촌전통문화를 소득화하고 관광상품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사례를 견학하기도 했다.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는 지난 13~17일 베트남에서 국제교류행사를 갖고 최근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우리의 김밥을 현지인들과 직접 만들어보며 한식문화 전파에 앞장섰다. 연수단은 또 베트남 농촌지역의 전통공예마을을 방문해 농촌전통문화를 소득화하고 관광상품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사례를 견학하기도 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농촌여성단체인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회장 강현옥·이하 중앙회)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중단됐던 개발도상국과의 문화 교류활동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중앙회는 지난 13~17일 베트남에서 4박6일간 생활개선·농촌전통문화 과제 발굴을 위한 국외연수를 실시했다. 중앙회의 국제교류 해외연수는 지난 2018년과 2019년 캄보디아에서 현지 농산물을 활용한 저장식품 만들기 교육 등 생활기술 전수가 시초였다. 그리고 2019년 아프리카 케냐 농촌여성들의 위생을 위해 전국의 생활개선회원들이 직접 면생리대를 제작해 현지 방문 시 전달했고, 간편 일상복 제작을 위한 재봉틀 전달과 앞치마 제작법 교육, 부뚜막 만들기, 우물터 관리, 모자보건교육 등을 진행하는 등 개도국 농촌여성들과 교류활동을 이어오며 삶의 질 향상에 기여했다. 

이처럼 전국의 생활개선회원들을 중심으로 한 우리 농촌여성들이 1970~ 1980년대 농촌생활개선사업을 통해 습득한 생활기술을 저개발국에 재능기부 형태로 진행해오다 코로나19로 국외활동이 중단된 뒤 올해서야 4년 만에 재개된 것.

중앙회 임원과 도·특광역시 회장 등이 참여한 가운데 실시된 이번 베트남 국제교류 행사에서는 우리의 음식문화 전파와 함께 코피아 베트남센터를 방문해 농촌진흥청이 개발도상국의 농업생산성 증대를 위해 추진하는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KOPIA)의 성과를 확인하며 자긍심을 갖는 기회도 가져 의미를 더했다.

무엇보다 요즘 해외에서 김밥이 건강식으로 외국인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것과 발맞춰 전국 각지에서 모인 생활개선회장들이 베트남 현지인에게 직접 김밥 만드는 법을 가르쳐주며 ‘K-푸드’의 원조손맛을 전했다. 

최근 몇 년 새 베트남에서는 한식이 크게 유행하고 있어, 한국음식에 들어가는 식재료를 현지에서 구하는 게 그리 어렵지 않다고 하는데, 이번 연수단도 하노이의 한 한인마트에서 김밥 재료를 손쉽게 마련해 하노이 현지 식당 종업원들을 대상으로 김밥 만들기 체험행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

중앙회는 시대변화로 생활개선사업도 새로운 변화를 모색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이번 베트남 연수에서는 베트남 농촌주민들이 전통기술을 활용해 소득을 올리고 체험관광으로 연계해 부가소득도 올리는 사업장 견학을 통해 새로운 사업과제를 발굴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연수단은 천년 역사를 지닌 도자기 마을인 베트남 북부의 밧짱(Bat Trang)을 방문해 도자기 성형과 유약 바르기, 채색 등의 과정을 견학한 데 이어, 베트남의 대표적인 목공예 마을인 동호마을에서는 전통 목공예품 제작 현장을 둘러보며 섬세한 공예품의 진수를 감상하기도 했다. 

이들 지역 견학을 통해 연수단은 수세기 동안 정체성을 유지하며 세계적인 전통문화마을이자 공예품을 테마로 한 관광지로 거듭날 수 있었던 배경을 현지 장인들을 통해 듣고, 우리의 농촌전통문화도 충분히 세계적인 관광상품이나 소득자원으로 활용 가능함을 깨달았다. 

이번 해외연수를 마치며 강현옥 회장은 “이번 베트남 국제교류 행사는 한국전쟁으로 황폐화됐던 우리 농업·농촌을 일으켜 세웠던 그 열정으로 우리가 보유한 생활개선분야 기술을 개발도상국에 전해주고 지역주민들과 교류하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생활개선회가 ‘K-농촌생활기술’ 개도국 전파의 선봉에서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강현옥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장

“한식 세계화에 우리 농촌여성 손맛이 한몫”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는 지난 2018년부터 개발도상국에 우리의 생활개선사업을 지원하고 현지 농촌여성들과 교류하는 활동을 진행해왔다. 그 첫 국가로 캄보디아에서 과거 우리 농촌여성들이 배웠던 농산물 가공기술을 현지 농촌여성들에게 전수했다. 케냐에서는 재봉기술과 부엌개량 기술 등을 전해주는 등 꾸준히 저개발국에 우리의 생활개선기술을 전파하는 활동을 이어왔다. 그러다 코로나19 발생으로 국제교류활동이 중단됐고, 4년 만에 재개됐다.

올해는 특히 K-문화 확산에 중점을 두고, 김치와 불고기, 비빔밥, 냉동만두 등과 함께 최근 세계적인 건강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김밥을 현지인들과 직접 만들어보며 한식의 우수성을 알리고, 베트남 음식도 접하며 양국의 음식문화를 교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한인마트에서 김밥 재료를 구입하고 현지 식당의 협조를 얻어 베트남 사람들에게 김밥 만드는 법을 가르쳤는데, 김밥의 원조인 한국에서 온 농촌여성들의 설명을 듣고 직접 만든 김밥을 맛보고 엄지를 치켜세워 뿌듯함을 느꼈다. 이번 행사가 한식의 세계화에 기여하고, 대한민국 농촌여성들의 손맛을 알리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아울러 이번 행사를 계기로 베트남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 한식이 사랑받고 우리 농식품 수출이 활성화되길 희망한다.

 

▷ 최은규 한식당 ‘율&미소’ 대표

“한국 농촌여성의 김밥 시연 큰 의미”

이곳에 한국음식점을 차린 지 10년 정도 됐다. 베트남인들에게 한식이 인기를 얻은 건 약 6년 정도 된 것 같다. 처음엔 김밥, 떡볶이, 불고기 등을 위주로 먹었었는데, 이젠 ‘코리안 바비큐’가 세계적으로 많이 알려져 요즘은 고기를 구워먹는 메뉴도 제법 팔리는 편이다. 매운 김치도 곧잘 먹는다. 파김치, 총각김치를 특히 좋아해 사서 가기도 한다. 

김밥, 떡볶이, 잡채 등은 베트남인들이 좋아하는 대표적인 한식이다. 우리 식당 손님들도 기본적으로 주문하는 메뉴다. 한식 중 김밥의 등급을 매기자면 중간 정도로, 베트남인들은 중급요리로 생각하고 있다. 이곳에서 한식당을 경영하면서 나날이 한국음식점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 한국인으로서 뿌듯하고, 한식 전도사가 된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

이번에 한국의 농촌여성단체인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가 우리 식당에 근무하는 베트남 종업원들에게 김밥 만드는 법을 가르쳐줘서 너무 좋았다. 한국 어머니의 손맛이 담긴 김밥을 종업원들과 함께 만들어보는 게 의미가 깊었다. 다만, 베트남인들이 자신들의 가정에서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게 알려주면 한국문화를 더 많이 알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리고 베트남에서 생산되는 나물 등을 응용해 김밥을 만드는 방법을 동영상이나 팸플릿 등으로 제작해 배포하면 한식의 현지화가 더 빠를 것으로 생각한다. 

 

 ■ 사진으로 보는 생활개선중앙회 베트남 연수

김밥 만들기 시연을 위해 하노이의 한인마트에서 김밥 재료를 구입하고 있는 회원들
김밥 만들기 시연을 위해 하노이의 한인마트에서 김밥 재료를 구입하고 있는 회원들
 수세기 이어온 밧짱 도자기마을에서 도자기 제조과정을 견학하는 연수단
 수세기 이어온 밧짱 도자기마을에서 도자기 제조과정을 견학하는 연수단
동호마을의 목공예품 제작 현장 견학
동호마을의 목공예품 제작 현장 견학
베트남 닌빈성에 위치한 고대 수도 호아루의 고대 사원을 견학하는 연수단
베트남 닌빈성에 위치한 고대 수도 호아루의 고대 사원을 견학하는 연수단

 

■ K-농업기술 해외전진기지 ‘코피아 베트남센터’  

코피아 베트남센터 손기옥 소장(직무대행)이 연수단 일행에게 베트남 센터의 주요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코피아 베트남센터 손기옥 소장(직무대행)이 연수단 일행에게 베트남 센터의 주요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베트남 농업의 든든한 지원군 ‘K-농업기술’

양잠․땅콩 등 맞춤형 농업기술 개발․보급
농업생산성↑노동력↓...성공적 농업ODA

농촌진흥청의 코피아(KOPIA·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 사업은 개발도상국 현지 농업연구기관과 협력해 국가별 맞춤형 농업기술을 개발·실증·보급함으로써 현지의 농업생산성을 높여주는 농업ODA사업이다.

코피아 베트남센터는 지난 2009년 8월 베트남농업과학원 내에 설치돼 현지 맞춤형 농업기술 개발·보급을 통해 주민들의 소득 증대에 기여해오며, 전 세계 23개국에 설치된 코피아센터 중 성공적인 모델로 자리 잡았다. 베트남센터는 베트남농업과학원과 협력과제를 개발해 지금까지 땅콩, 채소, 딸기 등 22개 농업기술협력 과제를 발굴해 베트남 농업환경에 맞는 기술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무엇보다 세계 4위의 실크 생산국으로 오랜 양잠산업 역사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품질이 낮은 중국산 누에와 뽕나무 품종에 의존해 생산성이 떨어졌던 베트남 실크산업을 활성화하는 데 코피아센터의 역할이 컸다. 베트남센터는 베트남 최초의 복교잡 누에를 육성해 품종등록하고 한국형 다단선반과 회전 잠박 보급으로 생산량을 20% 높이는 한편, 노동력도 20% 절감시켰다. 또한 실크비누, 실크치약, 애누에 공동사육장 육성 등 베트남형 양잠 모델을 확산하고 있다.

코피아 베트남센터를 통해 현지에 확산되고 있는 한국의 양잠사육기술과 가치사슬 향상은 베트남 농업인들의 농업소득 향상과 베트남의 풍부한 관광자원을 연계하는 6차산업으로 발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베트남 건조지역 적응 땅콩 품종 선발과 종자생산체계도 개발·보급해 생산성을 53% 올리고 소득도 56% 증대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베트남 메콩지역에 적응하는 다수성 참깨 품종을 선발하고 남부지역에 맞는 재배기술도 개발했는데, 내년에는 한국농어촌공사의 ODA사업과 연계해 후속사업이 추진될 예정이다.

또한 베트남 고산지 적응 딸기 신품종을 선발하고, 재배법을 개선해 외국품종에 의존하던 베트남 딸기농가의 소득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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