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여성 창업열전 - 강원 홍천 이영숙 달스팜 대표

이영숙 대표는 가족농으로 시작해 농식품 기업가로 성장해가고 있다.
이영숙 대표는 가족농으로 시작해 농식품 기업가로 성장해가고 있다.

코로나로 매출 나락…온라인채널 열며 재기
제가격 못 받는 이웃농산물 수매 늘리며 상생
건강한 ‘빨간맛’으로 내수 넘어 해외에 도전장

이웃과 상생하며 함께 성장
사계절 내내 서늘한 기후를 보이는 강원 홍천 제일의 특산물은 단연 오미자다. 이영숙 대표의 시부모님들도 오미자 농사를 오랫동안 지어왔고, 9년 전 귀농하며 규모를 더 키워나갔다. 한창때는 규모가 약 2만㎡나 됐다.

“육체적으로 힘들고 생과 위주로는 한계가 있더라구요. 가공으로 전환하기 위해 농사를 절반으로 줄였어요. 대신 과감한 투자로 황토벽돌의 가공장을 만들었죠.”

15~18℃를 유지하는 저온의 황토방은 층고를 4m까지 높인 결과, 습도까지 조절해주는 기능을 가져 오미자 숙성에 더할 나위 없는 공간이다. 신맛과 단맛은 줄이고 영양소는 더 풍부해지기 때문이다.

“오미자의 맛과 건강을 잡으려면 2년 정도 숙성이 필요해요. 그래야만 당이 분해되고 건강한 빨간맛이 만들어지죠.”

농사규모를 줄이면서 수확량도 3톤 정도로 줄었다. 가공에 10톤가량이 필요한데 부족분은 이웃농가에서 충당한다. 가공업체에 거의 덤핑수준으로 넘기는 농가들이 많았는데 이영숙 대표가 제가격을 주고 매입하며 만족해한다고. 이 대표는 농사규모를 줄여 가공에 집중하고, 이웃농가는 소득이 늘어나는 상생의 묘를 발휘했다.

내년 더 큰 도약을 위한 준비도 진행 중이다. 제품군을 다양화하기 위해 30·40대 주부들을 타깃으로 하는 오미자 앰플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하이볼을 선호하는 MZ세대와 혼술족을 겨냥해 기존 대용량에서 중소용량으로 제품을 세분화하기로 했다.

처절한 실패…온라인이 돌파구
위기도 있었다. 1억5천만원을 투자해 가공장을 완공했을 무렵이 2020년 2월이었다. 코로나19가 닥치며 매출은 나락으로 떨어졌다. 단골고객까지 떨어져 나가며 3억원의 빚까지 떠안은 그는 포기 대신 다시 한번 일어서기로 마음먹었고, 온라인이 돌파구가 됐다.

“오프라인과 단골고객만으론 미래가 없겠더라고요. 그래서 스마트 스토어를 만들고 쿠팡에도 입점했죠. 달스팜 자사몰도 오픈했죠. 지난해부터 온라인 판로가 자리 잡기 시작했죠. 3년 정도 걸렸네요. 버티자 버티자란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버텼어요.”

오뚝이처럼 재기에 성공한 이영숙 대표는 지금의 성공에 강원도농업기술원의 지원을 빼놓을 수 없다고 말한다. 식품소재 기술 개발과 상품화 연구, 기능성 물질 연구를 책임지는 강원도농업기술원 산하 농식품연구소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은 것. 그 결과물이 콜라겐젤리와 콤부차다. 피부미용에 탁월한 효과와 다이어트 기능에 효과가 있는 기술을 전수받아 달스팜은 확장의 기회를 얻게 됐다.

두 딸도 합류하며 홍천 시내에 달스팜 카페를 오픈하며 일종의 제품전시장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가족농에서 벗어나 이영숙 대표는 농식품 기업가로 착실하게 성장해가고 있다.

이영숙 대표는 지난 10월 미국 LA에서 완판행진을 통해 달스팜의 성공가능성을 확인했다.
이영숙 대표는 지난 10월 미국 LA에서 완판행진을 통해 달스팜의 성공가능성을 확인했다.

미국 완판행진 “자신감 얻었어요”
지난 10월 강원도 농가공업체 10개는 제50회 한인축제가 열린 미국 LA로 향했다. 이영숙 대표도 달스팜이 세계시장에 통할 수 있을지를 타진해보기 위해 도전장을 던졌다. 두려움도 있었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미국은 베리종류가 워낙 다양해 시장이 크더라고요. 식재료로 많이 쓰이고 건강기능식품으로도 각광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현지에서 생소한 오미자청 음료를 선보였는데 그게 신의 한 수였어요. 400잔 넘게 팔렸거든요. 말린 오미자도 맛보며 삽시간에 완판됐죠. ‘SOLD OUT’ 팻말을 내걸었을 때, 얼마나 뿌듯했는지 몰라요. 미국에서 통했으니 더 자신감을 얻었죠.”

오미자에 매료된 교민들과 미국시민들에 이어 현지 유통업체와 계약을 맺었고, 아마존에도 입성할 수 있게 됐다. 온·오프라인 판로를 모두 개척한 것이다.

“온라인 시장은 국경이 없죠. 현지시장에 맞는 제품을 선보인다면 내수보다 해외시장은 성공가능성이 더 커요. 과감하게 도전해 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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