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 인터뷰 - 염규종 수원농협 조합장

1970년 조합원 1900명으로 창립한 경기 수원농협은 현재 조합원 6400여명, 예수금 2조7천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130만 대도시(봉담지역 포함)에서 도시형 지역농협의 성공 모델을 정립해 나가고 있는 수원농협. 지난 10년간 수원농협을 이끌어온 염규종 조합장을 만나 수원농협의 비전과 협동조합의 존재가치에 대해 들어 봤다. 

 

여성파워 막강…여성조합원 비율 36%

지난 10년간 조합자산 1조원 증가

협동조합 정신은 인본주의…사회공헌 확대  

2012년부터 수원농협을 이끌고 있는 염규종 조합장은 농협이야 말로 100% 국내자본이라며 ‘농협’ 이용이 곧 ‘애국’임을 강조하고 있다.   
2012년부터 수원농협을 이끌고 있는 염규종 조합장은 농협이야 말로 100% 국내자본이라며 ‘농협’ 이용이 곧 ‘애국’임을 강조하고 있다.   

 

-2012년 이래 조합장으로 재임하고 있다. 처음 부임했을 때와 지금은.

처음 조합장에 나설 때는 그동안 꿈꿔왔던 사업들을 반드시 이뤄보려는 의욕과 열정이 컸었다. 하지만 막상 실무에 접하면서 법과 규정, 규약에 부합하지 않는 무리한 내용도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때로는 (마음을)비우는 법도 깨달았다.

-10년 전과 비교해 어떤 변화가 있었나.

2012년도에 비해 자산이 1조원 이상 늘었다. 농민조합원에게 매우 실용적인 교육지원사업비는 2025년에 100억을 넘길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는 지난 10년 동안 2배가 늘어난 규모다. 앞으로 조합원 1인당 연간 150만원 정도의 혜택이 돌아가도록 확대할 예정이다.

올해 8월에는 상호금융 예수금 2조7천억원 달성탑을 수상했다. 수원농협은 전국 1100여개 조합 중 어느 분야든지 10등 안에 든다. 당연히 부러움도 많이 받지만 걱정도 많다. 천석꾼에겐 천 가지 걱정이 있고, 만석꾼은 만 가지 걱정이 있다.(웃음).

-수원농협의 경제사업은.

수원농협 조합원의 주 작목은 포도와 쌀, 육묘 등이다. 도시화로 조합원들이 예전처럼 벼를 저장할 수 있는 창고를 가지고 있지 않아 올해 생산된 벼 3800톤 전량을 수매했다. 수원의 ‘효원포도’ 농가는 대부분 현장 직거래로 수입을 올리고 있다. 시설채소 농가를 비롯해 수원에서 재배하는 작물들은 수원농협에서 확실히 책임지고 로컬푸드로 판매하고 있다. 시민들의 반응도 좋다. 

-수원농협은 ‘여성파워’가 막강하기로 소문났다. 

6400명의 조합원 중 2300여명(36%)이 여성조합원이다. 그리고 여성들은 농업·농촌의 주역으로 성장하고 있다. 수원농협 여성복지팀은 여성 조합원들을 위한 양질의 교육 콘텐츠와 프로그램 개발에 여념이 없다. 부녀회장·농가주부모임·주부대학 등 여성 조직장의 역량 강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원농협 주부대학은 지난 1988년 역사적인 첫 개강을 시작한 이래 2019년까지 총 3695명이 수료했다. 수원과 봉담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여성조합원들의 잠재력과 사회봉사 마인드를 한층 고취하는 소중한 교육의 산실로서 자리매김해 큰 보람을 느낀다. 여성조합원들은 특유의 친화력으로 도시 소비자와 주부들에게 국산 농특산물과 전통 식품의 안전성·우수성을 제대로 알리고 더 많이 소비할 수 있는 스피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농협중앙회 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한국농업과 농촌의 미래를 위한 제언이 있다면.

청년들이 농사지을 수 있도록 농토 분양에 대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자녀들이 이어받으려고 해도 증여세나 부가가치세 등 세금 때문에 엄두를 못 내고 있다. 귀농·귀촌 인력들을 위해 농지매입자금을 이자 없이 지원하고, 10년 거치 20년 상환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농협중앙회는 농기계를 무상으로 공급하는 등 사회변화에 맞는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교육과 의료시스템도 정교하게 손봐야 한다. 학생 수는 적지만 선생님과 더 친화적으로 지낼 수 있는 도시와 차별화된 교육과 시골 보건소를 개인 주치의로 활용할 수 있도록 보건소의 활성화 방안도 필수라고 본다.

수원농협은 지역사회와 상생협력 하는 일에도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조합원 농가에 농자재를 지원하고 있는 모습
수원농협은 지역사회와 상생협력 하는 일에도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조합원 농가에 농자재를 지원하고 있는 모습

 

-“농협 이용이 애국”이라고 강조해 왔다.

농협은 100% 국내 자본이니까 그렇다. 우리나라 5대 은행 중 농협중앙회를 제외하고 4곳 모두 60% 이상이 외국계 자본이다. 은행에서 이익을 보면 자본 비율대로 외국으로 돈이 나가지만, 농협 수익금은 우리 농민조합원에게 환원된다. 

수원시와 화성시 봉담읍 지역에 130만 인구가 살고 있다. 경제 인구가 70%라고 하면 약 90만인데 현재 농협카드를 이용하는 분들은 4만명, 0.4%로 이용률이 매우 저조한 편이다. 애국운동이 따로 없다. 지역사회를 직간접적으로 윤택하게 하는 농협·농협신용카드·하나로마트 이용이야말로 가장 쉽고 간결한 나라사랑이라고 강조하고 싶다.

-협동조합에 대한 소신과 철학은.

협동조합의 근간은 ‘인본’으로 ‘자본보다 사람’이라는 대전제 아래 탄생했다. 그러나 협동조합이 건강하고 윤택한 조직으로 존속하려면 안정적 이윤의 창출과 합리적 분배가 기본적으로 갖춰져야 한다. 1844년 최초의 협동조합이 탄생한 이래 초기에는 공동 노동, 공동 경작 등이 협동조합의 미덕이자 동력이었다면, 미래의 협동조합은 조합원들이 정보(DB)와 마케팅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공유하고 분담하느냐가 관건일 것으로 판단한다. 사회공헌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기여도 또한 매우 중요한 덕목이다.

지금 농민단체가 100여개 넘게 난립해 단합된 힘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농업군(群), 직종별로 합리적인 통합을 이뤄 좀 더 조직화 되고 단합된 힘을 발휘해야 할 때다.

 

염규종 수원농협 조합장... ▲1962년 수원生 ▲농촌지도자 수원시연합회장 ▲수원시 농정심의회 위원 ▲농협중앙회 이사(2020~현재) ▲경기 수원농협 조합장(2012년~현재) ▲2021년 대통령 표창 수상(농협창립 60주년 기념 농업인협동 발전 유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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