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해 농사를 말하다 - 박향미 농촌진흥청 재배환경과장

기후변화가 심각하다. 최근에는 열대화로 표현될 정도의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서 작물 재배에 기상 관련 연구가 절대적인 과제가 되고 있다. 작물 병해충 발생 실태와 방제 등 관리방안 시스템은 그만큼 중요해진 것이다. 병해충 발생 등의 실태와 관리 대책을 비롯한 기후변화에 따른 작물 재배기술 연구성과 등을 박향미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재배환경과장에게 들었다.

 

박향미 농촌진흥청 재배환경과장
박향미 농촌진흥청 재배환경과장

 

자연재해․병해충 발생 확대로 작물피해 지속 증가
기온상승에 재배한계선 북상...재배가능기간도 늘어 
기후변화 적응 품종․방제법․재배기술 개발․보급 박차

Q. 기후온난화에 따른 작물 생산 변화는.
A. 우리나라는 기후온난화로 연평균 기온이 지난 100년간 약 1.8℃ 상승했고, 최근 고온, 폭우 등으로 농작물 피해가 증가하는 추세다. 기후변화에 따른 기상환경의 변동성이 확대돼 병해충 발생 예측이 어려워지고, 발생 패턴 또한 급격히 바뀌어 병해충의 피해도 지속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기후온난화에 따라 연평균 기온이 상승해 작물의 재배한계선을 북상시키고, 작물의 재배 가능 기간을 늘려주는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농촌진흥청은 우리나라 식량작물의 재배특성 지도를 작성하고, 기후대별, 영농환경별 목표 형질의 안정적 발현을 위한 최적 재배 기술, 식량자원 다양성 정보를 구축 중이다. 주요 식량작물의 작황 평가기술, 평가지표를 개량하는 등 핵심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 식량안보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Q. 재배환경과의 주요 업무와 역할은.  
A. 우리나라 중북부 기후대에 적합한 품종에 대한 안정적 재배와 생산 기술을 개발 보급하는 것이 최우선 임무다. 두 번째로 급격한 기후변화에 따른 작물 재배적지의 북상을 대비함과 동시에 미래 농업혁신을 위한 스마트농업 기반의 최적 재배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재배환경과는 ‘기후변화와 식량 위기를 스마트 재배관리 기술로 극복’이라는 비전으로, 벼재배환경연구실, 밭작물융복합생산연구실, 병해충관리연구실 등 3개의 전문연구실로 구성돼 있다. 기후변화 대응 작물 안정생산 기술, 농경지 이용 증대 기술, 병해충 종합관리기술 등 기후변화에 의한 작물생산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핵심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Q. 기후변화에 따른 중북부 벼 재배 기술 연구개발 현황과 성과는.
A. 기후온난화에 의한 벼 등숙기의 고온은 수량과 품질을 낮추지만, 재배기간의 증가는 새로운 품종을 재배할 수 있는 기회요인으로도 작용한다. 벼재배환경연구실에서는 벼 등숙기 고온에 의한 수량·품질 저하의 원인이 이삭 팬 후 수확기까지 고온에 의한 것임을 구명했고, 모내기 적기를 20여년 전과 비교해 2∼26일 늦춰야 고품질 쌀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변동된 모내기 시기와 관련해 안정적인 수량·품질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기후온난화에 따라 벼 재배 가능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중북부지역 중간지와 중산간지에 기존 조생종과 중생종 외에 중만생종까지 재배가 가능하다는 것을 밝힘으로써 농업인의 최고품질 벼 품종의 선택폭을 확대했다.

질소비료를 줄여 재배하는 것이 쌀의 품질과 밥맛을 높인다는 것도 확인했고, 전국 논 토양 분석을 통해 고품질 쌀 생산을 위한 지역별 적정 질소 시비량을 추천했다.

Q. 콩, 옥수수 등 밭작물 재배기술 연구개발 현황은. 
A. 기후변화에 대응해 중북부지역에 적합한 감자와 수수, 감자와 나물콩 등 소득형 이어짓기 기술을 개발했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이어짓기 정보 서비스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건강 기능성이 우수한 쌀귀리의 중북부 지역에 적합한 파종시기를 구명했으며, 기후변화 대응해 중북부 지역 콩의 파종시기 재설정을 연구하고 있다.

또한, 옥수수와 콩을 논에서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논 재배 시 습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옥수수는 논 재배에 적합한 사료용 품종 ‘다청옥’을 선발했고, 축산농가가 많은 강원도 횡성과 경기도 안성지역에서 현장실증시험을 추진하고 있다. 

Q. 최근 국내 식량작물에 문제가 되는 병해충과 종합관리기술 개발은. 
A. 최근 기상변화로 작물의 재배환경이 고온·과습에 노출되면서 콩 불마름병, 맥류 붉은곰팡이병, 옥수수 조명나방 등의 병해충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병해충관리연구실에서는 불마름병 저항성 검정법을 개발해 콩 육종부서, 국립종자원 등 관련 기관과 부서에 기술을 공유하고, 불마름병 저항성 품종 개발에 기여하고 있다. 또 천연 항균성 단백질인 박테리오신을 이용한 불마름병의 친환경 방제법도 개발 중이다.

맥류 붉은곰팡이병에 대해서는 국내 우점 병원균의 다양성을 구명했고, 농약을 이용한 화학적 방제 효과를 높이기 위해 최적 방제시기도 구명했다. 맥류의 내생균, 토양 근권 세균 등을 활용한 생물학적 방제기술도 개발해 실용화를 앞두고 있다.

Q. 극한 기상에 대비해 중북부지역 식량작물 안정생산을 위한 연구 방향은. 
A. 벼는 기후온난화에 따라 고품질 쌀 생산을 위해 모내기 시기가 늦어지기 때문에 이에 맞춰 육묘 방법, 재식밀도, 질소시비량 등을 재정립하고 있다. 그리고, 고품질 쌀 생산을 위해 질소시비량을 줄이면 수량이 감소하기 때문에 수량 감소를 최소화하기 위한 재배법도 연구 중이다. 

중북부지역의 밭작물은 수분과잉, 고온 등 작물 생육환경 변화에 의한 생산성 저하 문제를 해결하고, 우박, 해충 등 물리적·생물학적 피해에 대한 작물의 생육 반응을 구명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식량작물 병해충 연구는 다양한 환경 스트레스(비생물적)와 병해충에 의한 피해(생물적)를 최소화해 작물의 잠재적 수량성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극한 기상환경에서 병해충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발생 예측 시스템을 구축하고, 병해충에 강한 품종 개발을 위한 저항성 검정기술을 개발하며, 다양한 미생물, 농약 등을 활용한 종합방제 기술의 개발·적용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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