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기 전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장

농업소득은 농가가 

기술로 방어하기 어려워져...

농업외소득 즉 가공과 관광

음식점 등의 운영으로 

소득을 겨우 보전하고 있어...

기후변화로 잇단 작황 부진

디지털농업, 미래기술 보급과

농작물재해보험 등으로

농업인들이 적극 대응해야

조은기  전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장
조은기  전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장

올해는 기후변화로 지구촌이 몸살을 앓고 있다. 소비자들은 사계절 내내 농산물 가격이 너무 높고, 품질이 낮다고 불만이다. 초봄의 서리로 과수와 채소의 꽃이 저온피해를 받았고, 여름철 폭우·장마·고온으로 과수는 수확 예상량의 10분의 1정도에 그쳤다. 그나마 수확한 농산물도 소비자의 외면으로 자두와 복숭아는 시장에서 거의 자취를 감췄었다. 사과 크기는 작고, 노지고추의 수확은 한 번으로 끝났다. 과수와 고추 등은 병해충 피해도 극심했다. 여기에 여름철 야간 기온이 28℃ 이상을 기록하며 노지, 시설하우스와 스마트팜의 토마토, 고추, 오이 등 과채류의 경우, 주간 광합성 양보다 야간의 호흡량이 많아서 수확량이 급감했고, 이로 인해 수출량도 1/3수준으로 크게 감소했다.

이 같은 작황 부진으로 2021년 농업소득은 1296만원에서 2022년 948만원으로 27% 감소했다. 농업소득은 농가가 기술로 방어하기 어려워졌다. 따라서 농업외소득 즉 가공과 관광, 그리고 음식점 등의 운영으로 농가소득을 겨우 보전하고 있다. 

기후변화는 지구가 태생하면서부터 발생했다. 즉 기후온난화와 저온화로 늘 생명체는 지구 환경에 노출돼 왔다. 생명체에 대한 경고와 변화 그리고 적자생존으로 유명한 찰스 다윈은 “모든 생명체는 지구 환경에 적응해야 지구에 살아남는다”고 했다. 이것은 예나 지금이나 같다.

그렇다면 우리 농산업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다른 지구적 문제, 다른 산업적 문제는 논외로 하고 농산업에 국한한다면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은 두 가지로 축약된다. 첫 번째는 디지털농업, 미래기술의 보급이다. 지금까지 농업기술 개발은 노지농업 중심으로 이뤄져왔고, 일부 시설농업에 맞는 전문기술을 개발해 보급해 왔다. 그렇다면 기후변화에 대한 미래기술은 무엇일까? 전략적 측면으로는 한국의 기후변화에 따른 작목의 변화 대응을 제시해야 한다. 복숭아, 자두, 서양자두, 체리 등 여름 과수와 과채류의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 작목이 변하지 않으면 재배방식을 대형 자연대류 하우스(가온 없이 자연상태로 가능)로 바꿔야 한다. 

팜 내비게이션 앱의 이용 등 디지털 농업기술은 농기계 자동화, 친환경 자연분해 농자재 개발·보급, 저온저장고, 건조장 시설 확충, 과수와 채소의 자동화 대형하우스, 축산 사양환경 자동화, 고온 적응형 벼 품종 개발 등이 있다. 그리고 자연재해에 대응이 되는 재배기술로는 내재해 품종 개발, 시설재배방식의 변화, 인공 시설하우스의 상시화 등을 들 수 있다.

두 번째로 농촌과 농업인의 현장 대응과제는 국가가 시행하는 보험에 적극 가입하고, 농작물 소득 안정성을 최대한 높여야 한다.

이상기후에 따른 농업인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농작물재해보험(70개 작물 시행), 농업수입보장보험(마늘, 양파, 포도, 가을감자, 양배추, 고구마, 콩), 농업인안전재해보험, 농작업근로자안전보험, 풍수해보험(태풍, 홍수, 호우, 해일, 강풍, 풍랑, 대설, 지진) 등으로 농업인이 적극 대응해야 한다.

농업정책보험금융원 농작물재해보험 실적 자료에 따르면 2022년 51만4561농가, 가입면적은 2022년 61만934㏊로 증가했다. 가입금액은 2022년 26조2187억원, 순보험료는 9537억원으로 상승하는 등 농가들의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국립 기관을 설립하는 방법도 있고, 범국가적으로 기후대응포럼도 있지만 농촌의 현실적인 문제부터 준비하고 대응하는 것이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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