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해 농사를 말하다 - 윤영호 농촌진흥청 약용작물과장

들녘이 가을 물결로 노랗다. 약용작물 또한 일반 식량작물 등과 마찬가지로 수확을 서두르는 계절이다. 약용작물의 특수성만큼이나 수확과 저장 등에서 적절한 대책과 주의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우리나라의 약용작물 품종 개발과 재배과정의 디지털화 현주소, 의료산업화 성과 등을 윤영호 농촌진흥청 약용작물과장을 통해 들어봤다.

약용작물 상위 10개 품목이 면적 81% 차지
의약품·화장품 등 기능성 바이오 소재로 인기
시장규모 큰 주요 약용작물 품종 국산화 성과

 

윤영호 농촌진흥청 약용작물과장
윤영호 농촌진흥청 약용작물과장

Q. 약용작물과 업무는.
A. 국내 약용작물에 대한 새로운 품종과 재배기술을 개발해 산업체와 농업인들에게 보급하고 있다. 품종 개발·보급은 농진청 약용작물과와 농업기술원의 지역특화연구소가 품목에 대한 역할 분담과 협업을 통해 추진한다. 또한 약용작물 종자보급협의체를 총괄 운영하면서 매년 우량종자를 생산·보급하는 일도 중요한 업무 중 하나다.

최근에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국산 원료 표준화를 위해 노지와 시설에서 데이터기반의 스마트팜 농업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의료용 대마 등 새로운 작목 발굴과 새싹, 쌈채소 등 신선편이용 소재개발 연구도 추진하고 있다.

Q. 국내 약용작물 재배현황과 산업화 현주소는.
A. 2021년 기준(특용작물 생산실적, 농림축산식품부)으로 국내 60여개의 약용작물 재배면적은 1만706㏊다. 전체 농가수는 2만9674가구로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품목별로 보면 더덕, 오미자, 복분자, 생강, 도라지 순으로 재배면적이 크고, 마, 참당귀 등을 포함한 상위 10개 품목이 전체 재배면적의 80.9%를 차지한다. 

최근 약용작물은 전통적인 한약재 외에 제약, 식품, 화장품 등 다양한 바이오산업 소재로의 활용이 증가하고 있는데, 재배되는 품목 중 식·약 공용품목의 성장세가 커지고 있는 것이 그 방증이다. 바이오산업의 시장은 2017년 10조1457억원에서 2021년 19조814억원으로 5년여 만에 2배 가까이 증가했고,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2017년 4조1728억원에서 2021년 5조454억원으로 연간 20% 이상 성장했다.

Q. 주요 약용작물 종류와 육종의 성과는.
A. 국내에서 재배·유통되는 약용작물은 100여종 정도가 되는데, 식물학적으로 황기, 홍화와 같은 초본류와 오미자, 구기자 같은 목본류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약용작물과에서는 시장의 수요가 큰 감초, 지황, 참당귀 등 10여개 품목에 대해 신품종을 개발하고 있다. 경옥고의 주원료로 쓰이는 지황은 품종을 개발·보급해 현재는 국내 재배면적의 80% 이상을 국산 품종으로 대체했다.

그동안 국내 재배가 어려워 수입에 의존했던 감초는 국내 재배적응성이 우수한 신품종을 개발해 올해 1월에 대한민국약전에 기원종으로 등재하는 등 국산화의 기틀을 마련했다. 현재 수요는 있으나 국내에 없는 백수오, 천마 등 21개 품목에 대해서는 지역특화연구소와 공동으로 품종을 개발 중이다. 

Q. 약용작물의 재배표준화와 스마트팜 연구 현황은.
A. 그간 연구개발을 통해 36작물에 대한 GAP표준재배 매뉴얼과 12작물에 대한 종자생산 매뉴얼을 제작해 현장에 보급했다. 특히 고온에 취약한 약용작물은 업체와 공동으로 ‘저온성필름’을 개발해 특허 출원했다. 현재 약용작물 시설재배는 전체 면적의 2%로 매우 적지만 품질 표준화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스마트팜 기반 연구를 추진 중이다.

지자체를 중심으로 천마 컨테이너 재배, 병풀 잔대 다단재배, 대마 식물공장형 재배가 적용되거나 연구 중에 있고, 약용작물과에서도 올해 도라지 등 12개 품목에 대해 스마트팜 재배 적응성을 검토해 단삼 등 유망한 5개 품목을 선발하고, 내년부터 생산표준화 모델을 개발·보급할 계획이다.

Q. 약용작물 기능성 연구와 산업화 진행현황은.
A. 약용작물 기능성 연구로는 오가피열매 추출물의 혈압조절, 황기, 참당귀를 이용한 전립선건강 등에 대한 효능과 감초·도라지의 미백효과 등 식·의약 소재 발굴 연구를 추진해 왔다. 특히 인삼을 가공해 만든 흑삼 추출물은 가공방법과 30종 이상의 약효물질 데이터베이스를 비롯해 고함량 추출기법에 대한 원천기술을 확보해 산업화 단계에 진입했다. 

Q. 약용작물 산업의 동향과 향후 중점 연구 방향은.
A. 약용작물은 최근에 식품, 의약품, 화장품 등 기능성 바이오 소재의 중요한 원료로 그 활용 가치가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국제협약 등 자국의 생물자원 보호를 강화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코로나19 이후 해외원료의 수급 리스크, 가격, 품질 등 장애요인으로 인해 기업들의 국내산 원료 확보의 필요성이 중요해지고 있다. 따라서 성분과 품질이 균일한 표준품종을 개발·보급하고 개발된 품종은 기업체와 매칭해 제품에 직접 활용되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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