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해 농사를 말하다 - 김지성 농촌진흥청 재해대응과장

한 해 농사의 성패는 병해충 예찰과 적절한 방제가 절대적인 요인이다. 최근의 폭염과 기상환경의 급변도 농작물의 새로운 병해충 발생의 요인이 되고 있다. 병해충의 시기별․계절별 관리방안과 현재의 과학적 관리시스템 구축 정도 또한 농작물 관리의 중요한 요소다. 과수화상병 등 주요 병해충 발생 실태와 미래 전망 등을 김지성 농촌진흥청 재해대응과장을 통해 알아본다.

비래해충 증가와 긴 장마도 병해충 발생 부추겨
농진청, 국가농작물병해충관리시스템 통해 병해충 관리
과수화상병 예방은 감염원 차단과 작물 건강이 중요

김지성 농촌진흥청 재해대응과장
김지성 농촌진흥청 재해대응과장

Q. 최근 이슈가 되는 주요 농작물 병해충은.

A. 올해 잦은 호우와 폭염, 고온다습 조건과 침수피해로 농작물 병 발생이 증가했다. 또 해충은 감소했지만, 일부 비래해충 등의 발생은 늘었다. 수도작에서는 혹명나방의 피해가 심했는데, 지난 9월까지 전년대비 13.4배, 평년대비 3.5배로 많이 발생했다. 서남해안, 특히 충남지역에서 발생이 많았다. 중국에서의 비래 증가와 빨라진 비래 시기, 긴 장마로 적기방제 애로, 장마 이후 고온으로 인한 세대기간 단축 등이 그 원인이다.

전체적으로 병해충의 발생은 평년(2013~2022) 대비, 병은 흰잎마름병, 깨시무늬병이 많았고, 해충은 혹명나방과 이화명나방이 많았다. 원예작물에서 사과탄저병은 평년 대비 3.8배 증가했으나, 최근 기상이 좋아져서 병 발생은 감소 추세다. 

Q. 효율적인 농작물 병해충 예찰 활동은.

A. 농작물 병해충 예찰은 병해충의 발생과 예측정보를 신속 정확하게 분석하고, 관련기관에 확산해 사전 예방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전국의 농업기술센터를 중심으로 병해충 예찰포 진단실 146곳, 병해충 관찰포 2120곳(벼 690, 밭작물 204, 채소 671, 과수 555)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국가농작물병해충관리시스템(NCPMS)을 통해 병해충 발생상황을 모니터링하고 발생정보를 분석하며, 주요 병해충에 대해 농작물 병해충 발생 정보를 15회 발표하는 등 농업인이 자가 예찰하고 적기 방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Q. 농작물 병해충 발생은 기상환경과 밀접한데.

A. 보통 병의 발생은 병균 밀도, 기주식물, 기상환경 등 3요소에 따라 발생의 크기가 정해진다. 그래서 기상환경이 병 발생의 1/3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하다. 잦은 비와 여름철의 고온다습한 조건은 병 발생을 증가시키고, 농업인의 적기 약제방제를 방해한다. 잦은 비는 해충의 발생을 감소시키나, 기류를 타고 날라 오는 비래해충의 발생은 증가시킨다.

올해도 호우에 따른 침수지역과 기존 발생지역을 중심으로 벼 세균병인 흰잎마름병의 발생이 많았고, 원예작물에서는 잦은 비로 곰팡이 병인 탄저병 등의 발생이 많은 이유다. 혹명나방을 최소 2회에서 5회 이상 공동방제를 추진해도 지속적으로 발생한 이유 중 하나도 공중포충망 조사결과 9월까지 지속적으로 기류를 타고 중국에서 날라왔기 때문입니다.

과수화상병의 경우 미국 코넬대 연구결과, 가을과 겨울의 샘플에서 세균 검출비율과 세포수 감소를 확인했다. 가뭄과 물을 주지 않은 나무에서 검출 가능성이 낮고, 저항성이 강한 숙주에서 월동가능성이 증가한다고 발표하는 등 자연조건이 중요하다.

Q. 최근 과수화상병 발생 현황과 미래 전망은.

A. 과수화상병 발생규모는 9월까지 6개 도, 24개 시·군, 229농가(106.3㏊)이며, 전년(19개 시·군, 245농가, 108.2㏊) 대비 농가 수는 93%, 면적 98% 수준이다. 연말까지 잘 관리한다면 발생규모를 점차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올해 신규로 6개 시·군에서 발생해 발생지역은 확대되는 추세다.

과수화상병은 세균병이어서 감염원을 사전에 차단하거나 식물체를 건강하게 키우면 발병률을 낮출 수 있다. 과수화상병 방제 방법은 병균이 잠복해 있는 궤양 제거 등 물리적 방제(최소 70㎝ 이상 제거, 측지제거 권장, 주지 감염 시 나무 제거)와 작업도구 소독, 발아기와 개화기에 세균이 식물체 내로 침투를 방지하는 약제 살포 등 화학적 방제가 있다. 또, 미생물제를 과원이나 꽃 주위에 살포하면 미생물 군집을 형성해 과수화상병 세균의 침입과 생존을 어렵게 하는 생물학적 방제도 있다.

Q. 농작물 병해충의 과학적 관리시스템 구축 등 현주소는.

A. 국가농작물병해충관리시스템(NCPMS) 병해충 검증 결과, 벼 병해충의 데이터 정확성은 98.5%, 전문성이 필요한 신뢰도는 90% 이상이다. 특히 올해는 발생예측 결과, 벼 세균벼알마름병이 포장 내 전염원 세균의 누적과 고온에 의한 병원균 발생 호조건으로 벼 생육후기 대폭 증가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신동진벼 재배 비율이 높은 전북, 전남지역에서 예방적 방제(이삭도열병과 동시 방제)를 철저히 했다.

앞으로 원예분야 병해충 데이터의 현장 검증, 데이터 분석, 현장 활용 우수사례 경진, 시스템 사용자의 권한 부여와 작목별 콘텐츠 구성도를 다양화해 활용도를 높일 계획이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