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양만으로도 차별은 많이 존재한다. 과일은 더 심하다. 맛이 좋아도 모양에 따라 등외품 판정을 받는다. 실제 맛의 차이는 어떨까. 농촌진흥청이 최근 모양이 비뚤어지는 등 비대칭형인 못난이 사과와 모양이 우수한 사과를 놓고 맛 실험을 한 결과 모든 품종에서 당도와 산도, 아삭아삭한 정도 등 둘의 차이를 발견할 수 없었다. 

못난이 사과의 등외품 판정은 인식의 개선으로 얼마든지 차별의 간격을 줄일 수 있다. 세계에서도 명품 사과로 평가받는 일본 아오모리 사과는 한 농부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태풍으로 쑥대밭이 된 사과 농장, 그 속에서도 떨어지지 않은 사과를 시험을 앞둔 자녀에게 팔아보자는 것이었다. 전국의 학부모들이 태풍 속에서도 떨어지지 않고 매달려있는 사과를 비싼 값에 사기 위해 줄을 섰고, 훨씬 더 많은 수입을 올릴 수 있었다. 멕시코의 곰보사과는 산간지대의 우박 등으로 상처가 났지만, 그만큼 농약 등에서 안전하다고 홍보되면서 지금은 인기 상품이 되고 있다.

나무의 기울기와 노지재배 사과 등에서 특히 많이 발생하는 못난이 사과도 마찬가지다. 그만큼 거칠게 자랐지만 영양과 건강성에서 전혀 손색이 없음을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농진청의 실험 결과와 못난이 사과가 더 건강하다는 스토리텔링 등이 함께한다면 소비자의 인식은 충분히 더 개선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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