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정부, 정치의 우선 과제 
1990년경부터 합계출생률 1.5~2명
​​​​​​​기업 이사회 구성원 중 여성 40%

“노르웨이 정부는 여성과 남성에게 균등한 기회를 부여하는 것을 정치의 우선 과제로 삼았습니다. 여성의 노동 참여는 노르웨이의 성장과 복지에 크게 기여했으며, 양성평등은 우리의 미래, 우리 아이들의 미래에 꼭 필요합니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양성평등 포럼’ 개회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양성평등 포럼’ 개회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안네 카리 한센 오빈 주한 노르웨이 대사가 지난 21일 열린 ‘2023 대한민국 양성평등 포럼(Korea Gender Equality Forum : KGEF)’에서 한 말이다. 그는 ‘양성평등 실현을 위한 노르웨이의 경험’이라는 주제로 발제를 맡아 “식량안보, 분쟁, 기후변화 등 오늘날 세계가 직면한 도전들은 여성과 남성, 소녀와 소년의 온전하고 평등한 참여 없이 해결할 수 없다”면서 “노르웨이는 오랜 기간 노력을 기울였으나 한국과 마찬가지로 아직 어려움이 남아있으며 여성들은 여전히 장애물에 맞닥뜨린다”고 전했다. 

성평등 일터의 핵심지표 ‘여성의 커리어 평등’

직장 안팎에서 일·가정·개인적 성취 

남성과 동등하게 경험하는 것 의미

오빈 대사에 따르면 노르웨이의 출생률은 1990년경부터 여성 한 명당 1.5~2명을 기록해 왔다. 노르웨이 정부는 보육시설, 육아휴직, 일과 삶의 균형 등을 통해 출산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그는 “개인의 행복에 대한 사회적 책임, 포용주의, 차별금지, 양성평등 등 문화적·사회적 가치도 출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2003년, 노르웨이는 기업이 전체 이사회 구성원의 최소 40%를 여성으로 구성하도록 하는 할당제를 도입했다. 이 제도는 이미 2008년에 목표를 달성했다. 오빈 대사는 “여성 이사는 대체로 남성 이사에 비해 젊고, 교육수준이 높으며, 다양한 배경을 가지는 특징을 보인다”고 언급했다. 

대한민국은 급격한 인구감소 추세를 보이며, 2022년 기준 합계출생률이 0.78로 심각한 저출생 위기를 맞았다. 저출생, 인구감소의 영향으로 학령인구·병역인구·생산인구 감소, 고령화, 지역소멸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저출산 시대, 함께 일하고 함께 돌보는 사회’를 주제로 개최한 ‘2023 대한민국 양성평등 포럼’에서는 각국 정부와 학계, 시민사회가 함께 저출생 문제를 겪고 있는 각국의 경험과 정책 사례를 나누고, 노동시장에서의 성 격차 해소와 양성평등한 일터 만들기, 가족 돌봄 지원과 사회적 돌봄 확대 등 저출생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시마 사비 바후스 유엔 여성기구(UN Women) 사무총장이 기조연사로 참여해 영상으로 저출생 대응을 위한 돌봄 분야 투자, 여성 경제활동 참여 확대와 직장에서의 일·가정 양립 문화 확산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이어 타마라 모휘니 주한 캐나다 대사는 캐나다의 포괄적인 여성 역량 강화와 가족 복지 정책을 소개한 뒤 “부부의 동등한 육아 분담을 권장하는 육아휴직 제도, 합리적인 양육을 위한 투자, 출산 휴가 뒤 복직하는 엄마들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 직장 내 양성평등 강화 정책, 문화규범을 변화시키고 기회균등이 보장되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정부-기업-지역사회 협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호주, 여성부 장관이 재무·공공서비스부도 맡아 
알렉산드라 씨들 주한 호주 대사관 공관차석은 “케이티 갤러거 호주 여성부 장관이 재무부 장관, 공공서비스부 장관을 겸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면서 “이들 세 부문이 본질적으로 연결돼 있으며, 한 부문의 성공이 곧 나머지 부문의 성공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호주 정부는 양성평등 달성을 위한 국가전략을 올해 말 발표할 예정이다. 이 전략은 여성의 경제적 평등과 독립, 리더십, 대표성, 권리, 가정과 돌봄에 대한 평등한 책임, 건강과 웰빙, 노동참여·임금·퇴직연금에서 성 격차, 돌봄경제(유급과 무급 돌봄 서비스 일체), 만연한 젠더 기반 폭력 등에 중점을 둔다. 

일·생활 균형에 관한 세계적인 권위자인 엘렌 에른스트 코섹 미국 퍼듀대학교 석좌교수는 “양성평등한 일터의 핵심 지표는 여성의 커리어 평등”이라며 “커리어 평등이란 여성이 직장 안팎에서 일, 가정, 개인적 성취를 남성과 동등하게 경험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포용 전략, 편견 완화 전략, 일과 삶의 균형 전략을 통합함으로써 직장에서의 성 격차를 줄이고 궁극적으로 양성평등과 생산성이 상호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한편, 포럼 자료집은 포럼 공식 누리집(www.kgef.kr)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